직장인, 학생 그다음은 엄마?
최근 40대 중반의 여성 연예인이 1%대의 자연임신 확률을 뚫고 임신과 출산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었다. 나 역시 30대 중반까지 솔로였기 때문에 고령임신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가졌다. 요즘은 난자 냉동이 드문 일이 아니고 주변에서도 시술을 한 사람들 몇몇 볼 수 있지만 10년쯤 전에는 난자 냉동이라는 단어를 알지도 못했었다. 나 역시 가임력 검사를 했을 때 자연임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의 나이가 가임력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난자의 질이나 신체 나이 등은 부차적인 요소인 듯했다.
다시 돌아가자면 40대 중반에 출산한 여성 연예인은 자궁근종이 심각했다고 한다. 출산 예정일이 지나서도 출산을 하지 못한 이유가 자궁보다 커져 버린 자궁근종 때문이었다고 했다.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생리통으로 고생을 하던 터라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고 자궁근종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의사들은 수술할 정도의 크기는 아니라고 했고 삼십 대가 될 때까지 그런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자연임신을 하지 못하자 다시 한번 산부인과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예전에는 그리 크지 않던 자궁근종이 매우 많이, 큰 상태였던 것이다. 자궁근종은 근육의 일종인 듯했다. 크기가 커지거나 개체 수가 증가하면 자궁을 압박하게 되고 위치가 좋지 않으면 가임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게 된다고 했다. 어쩌면 자연임신이 되지 않는 이유가 자궁근종 때문일 수도 있다는 말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전에는 자궁근종이 내 몸에 있다고 해도 크게 불편한 점을 느낄 수 없었고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았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것이 꺼려졌다. 그런데 이제는 임신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수술로 근종을 제거해야만 했다. 기술이 발달해서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로 많이 하는 추세지만 나 같은 경우는 크기가 5cm가 넘고 개수도 10개 내외로 많아서 개복 수술을 해야만 했다. 그래야 놓치는 부분 없이 깨끗하게 제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남자 의사는 수술자국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면서 내가 여성인 점, 수술자국을 신경 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조심스레 말을 전했다. 하지만 나는 수술자국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고 오히려 개복을 통해 의사가 직접 근종을 제거하는 편이 더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속전속결로 수술날짜를 잡고 입원수속을 밟았다.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어떻게 이런 근종 덩어리가 20년 동안 내 몸에 있었을까 할 정도로 주먹만 한 근종 덩어리가 4~5개쯤 나왔다. 수술 후 한 달간 회복 기간을 거치면서 몸은 완전히 회복되었고 기분 탓인지 몸도 가벼워진 것 같았다.
자궁근종 수술 후 6개월 동안은 임신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간이 아까웠지만 몸을 잘 관리하면서 6개월을 보냈다. 이제는 정말 내가 임신을 할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