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대 후반,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직장인, 학생 그다음은 엄마?

막연하게 이십 대 중반에 취업을 하고 후반에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삼십 대가 되면 화목한 가정을 꾸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할 것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내 또래들은 비슷한 인생계획을 설계했던 것 같다. 친구들도 다 비슷하게 계획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 역시 어렴풋이 나이별 인생계획을 그려나갔다.

그러나 계획은 계획일 뿐 실제 인생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십 대 내내 취업 준비에 몰두해서 서른이 되기 전에 겨우 직장에 들어갔다. 몇 년 간 직장에 적응하니 벌써 삼십 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그즈음에서야 결혼을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은 쉽지 않았고 생각과 라이프스타일이 다른 남편과 삶을 공유하고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데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이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삼십 대 후반이 되었다. 결혼을 압박하시던 부모님은 이제 출산 노래를 부르신다.

나도 더 늦기 전에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으로 1년 동안 자연임신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보건소 검사를 통해 정자와 난자의 기능을 검사했을 때 특이사항이 없어서 자연임신을 시도했던 것인데 1년 이상 시도에도 임신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난임으로 판단했다. 산부인과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고 내 경우에는 자궁근종이 심각했기 때문에 임신이 어렵다고 했다. 임신을 원한다면 근종 제거술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속전속결로 수술을 해서 근종을 제거했다. 수술 후 6개월 동안은 임신을 시도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6개월 후 다시 정밀검사를 받았더니 여전히 정자와 난자의 기능에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자연임신을 더 시도하던지 고령임신이기 때문에 바로 시험관 임신을 시도하던지 중에 선택하라고 했다. 나와 남편은 더 늦기 전에 임신하기 위해 시험관 시술을 선택했다. 디데이는 한 달 후 생리 2~3일 차로 잡았다.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 시험관 시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달 동안 몸관리를 잘해서 시술에 대비하기로 했다. 다행히 방학이기 때문에 병원에 통원하면서 임신시도에만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소식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