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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차차 Oct 11. 2024

오늘은 엽떡 오리지널맛으로 주세요.

하루의 마무리이자 내 삶의 또 다른 원동력, 엽떡 

"엽떡 2인 오리지널 맛으로 주세요. 아 쿨피스는 빼고 주세요!"


이제는 금요일 퇴근 후 집 근처 동대문 엽기 떡볶이에 들려 2인 떡볶이를 포장해 가는 게 일상이 됐다.

배달로 시켜 먹는 게 더 편하기는 하지만 

양이 너무 많아 포장으로만 시킬 수 있는 2인 떡볶이를 많이 애용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매운 떡볶이를 어떻게 먹냐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한 주의 마무리이자 힐링코스인 동대문 엽기 떡볶이.


나는 한 주 기분에 따라 맛을 변경해 가며 먹는 편인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생각은 접어버리고 수저로 퍼먹고 싶을 때는 초보 맛.

기분이 좋아 딱 맵기가 좋은 떡볶이를 먹고 싶을 땐 덜 매운맛.

그리고 유독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되는 주 금요일에는 오리지널 맛을 먹는다.


10년 차 마니아, 엽꿍이 1기 김차차

엽떡 서포터즈 1기에 합격한 김차차


내가 처음 엽기떡볶이를 먹었을 때가 언제일까 생각해 보면 10년 정도가 된 것 같다.

10년 전 어느 친구의 소개로 접하게 된 14,000원짜리 떡볶이는 그 당시에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엽떡만의 중독적인 매운맛에 빠져들었고, 먹을 때마다 더 매운맛이 당기게 되며 희열이 느껴졌다.

나는 그렇게 10년 차 엽떡 마니아가 되었다.

그렇게 7년을 엽기떡볶이와 즐거울 때나 슬플 때 그리고 화날 때마다 함께 하던 어느 날이었다.

평소 엽떡 앱이나 인스타그램을 자주 들여다보던 소위 말하는 "엽떡 덕후"인 나는

우연히 엽기 떡볶이 서포터즈 1기를 선정한다는 글을 보았고, 주 1-2회 이상은 무조건 시켜 먹는 사람이 나인데, 이건 나 아니면 누가 하겠나 라는 생각에 바로 신청을 하였고 유튜브 부문의 1기 엽꿍이가 되었다.

당시 코로나가 심할 때라 따로 오프라인 OT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엽떡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모인 단톡방에서 엽떡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는 건 정말 색다르고 즐거운 일이었다.


엽기떡볶이 서포터즈가 되면 매 달 떡볶이를 시켜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선물로 보내준다.

적은 양의 쿠폰을 주는 게 아니어서 엽떡 시켜 먹는 재미가 쏠쏠했고 

이 쿠폰을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하는 식이여서 따로 비용이 나가지 않아 좋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는 환경보호를 위해 엽떡 매장에 미리 전화로 용기를 가져가겠다 말한 뒤

냄비나 용기에 엽떡을 받아 오는 "용기 내 챌린지"였다.

처음에는 이런 챌린지를 누가 하나 하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환경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니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엽떡을 포장하고 한강으로 가 찍은 브이로그가 위 사진 1번의 유튜브 썸네일 영상이다.

이 용기 내 챌린지 덕분에 지금도 종종 포장 시에는 용기에 받아먹을 때도 있다.

오히려 냄비나 통에 받사오니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아우 스트레스받아 엽떡 시켜!


나는 왜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이 날 때 매운 음식이 당길까? 고통을 즐기는 걸까?

실제로 알아보니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매운맛을 내는 성분들이 혀의 표면에 달라붙고, 

이에 따라 우리 뇌는 통증 경감을 위해 진통 효과를 지닌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된다고 한다.

엔도르핀은 통증 경감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쾌감까지 가져다주는 물질이며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분비로 땀을 통해 노폐물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개운한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기분이 안 좋거나 화가 났을 때 또는 예민할 때 더욱더 매운맛으로 시켜 먹는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매운 음식이 넘어가며 느껴지는 희열감과 짜릿함은 잊기 정말 어렵다.


하지만 매운맛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매운 음식을 너무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위 점막 손상, 위염·위궤양 유발 가능성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특히 평소 위장이 약한 사람은 매운 음식을 일정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나 또한 너무 매운 것을 많이 먹어 위염이 걸릴 때가 가끔 있었다.

그럴 때는 당분간 조금 덜 매운 초보 맛으로 내 위를 달래며 스트레스를 풀은 경험이 있다.

(절대 먹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각자의 매움 수치를 정해 너무 오버하지 않고 먹는 것도 하나의 스킬이다.


나의 힐링코스, 엽떡과 휴식


난 휴일마다 엽떡을 시켜 먹는 것이 이제는 하나의 내 루틴이자 힐링코스가 되었다.

회사와 사람에 지쳐 집에 들어왔을 때, 뜨거운 엽기떡볶이를 마주하는 순간만큼 더 행복한 것은 없었다.

그래서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좋아하는 운동도 제쳐두고 떡볶이를 먹으러 갈 때도 있었다.

하지만 문득 매운 음식을 먹다 보면 갑자기 스스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얼마나 오늘 하루가 힘들었으면 이렇게 매운 게 당길까" 하고..

(실제로 회사에서 혼난 날이나 기획서를 제출하지 못하였을 때는 오리지널로만 먹었다.)

어쩌면 나는 인생의 매운맛을 느낀 날, 혀로 느낄 수 있는 더 자극적인 매운맛을 찾는게 아닐까?


올 해 막 30살이 된 여전히 사회초년생인 나는, 

14,000원의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으로 하루의 행복을 사고있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그걸로 인해 하루가 행복해지며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여러분도 나처럼 그것을 꼭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 번 사는 인생,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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