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육아잡담록
하루를 하원 시키면서 매일 1-2시간 산책한다.
오늘은 헬기가 보고 싶다며 원룸이 모여있는 후미진 골목 쪽으로 간다. 예전에 하늘에서 본 헬기가 생각나나 싶어 웃었다.
운이 좋아야 볼 수 있지, 그때 본 자리에 간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야, 하고 웃으며 말했다. 하루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 손을 잡고 간다.
이럴 때 생각한다. 어른의 눈엔 비상식적이지만 인간의 성장과정에선 소중한 어릴 적 판타지, 즉, 동심을 파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
...?!?
...!?!
뭐여...!??!
주차장에 헬기 대도 되는 거였어...?!?
육군 마크 찍혀있네...?!? 여기 원룸에 육군 살아...?!?
아니, 육군이 원룸 사는 건 괜찮은데 출퇴근 헬기로 해...?!?
한국 교통법 괜찮아...?!?
평범함 원룸 골목 주차장 옆 철장 너머의 또 다른 주차장으로 헬기가 보이는 모습은 근 몇 년 사이 어이없는 일 베스트 5에 들어간다.
아주 급진적으로 어이가 없어서 뺑 돌아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교보재(?) 같은 것인가 보다. 외관상, 평범한 원룸 사이의 건물은 승무원 학교였던 게다. 하루는 어린이집 산책 도중 그 헬기를 발견했던 거고.
오늘, 동심파괴를 잠시 고민한 나는 상식파괴를 경험했다.
우리 동네 주차장엔 육군 헬기가 있다.
추신: 하루가, ‘봐! 헬기 있잖아’, 하는 모습. “상식적인 어른은 주차장에 헬기가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아빠 편견 아니야... 매우 억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