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단순한 실패일까?
실패안하기
실패가 나를 눕게 했을 때
번민과 절망이 내 인생을
부러진 참나무처럼 쓰러지게 했을 때
날마다 걸려오던 전화
하나씩 줄어들다 다 끊기고
더 이상 내 곁에 서 있기 힘들다며
아,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부터 돌아섰을 때
마음에 칼 하나 품고 길 위에 서라.
지금까지 내가 걸어왔던 길,
이제는 어둡고 아무도 가는 사람 없는 길,
적막한 그 길을 혼자서 다시 가라.
돌아선 사람을 원망하는 어리석음
조용히 비워버리고
가진 것 하나 없던 처음으로 돌아가라.
마음의 분노 내려놓고 돌아보면
누구도 원망할 사람 없다.
원망은 스스로를 상처 내는 자해일 뿐
가진 것 없던 만큼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빈 공간일수록 채울 것이 많듯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은
더 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말.
주머니에 찌른 빈손 꺼내 희망을 붙잡으며
다시 시작하라.
조금씩 웃음소리 번지고
접혔던 마음 펴지기 시작할 때
품었던 칼 던져버리며
용서할 수 없던 사람을 용서하라.
아름다웠던 순간만을 떠올리며 한 번쯤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라.
김재진 시인의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어느 누구에게든
'기대치'라는 게 있습니다.
근데, 이 ‘기대치’에
‘당연함’이란 맘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참 어려워지고 말죠.
뭔가 기대를 한다는 건
처음엔 분명 좋은 거지만요.
만약, 기대치에 이르지 못했을 땐
그 반대에 숨어있던
실망감이 고개를 들고 맙니다.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올 줄 알았는지 오지 않더라’하면서요.
그치만, 모든 일에
기대를 하고 또, 실망을 하는 걸
여럿 반복하는 것 보단요.
때론,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흘려버리는 편이
훨씬 더 좋겠다 싶어요.
흘러 보낸 자리에
새로운 물이 스며들어오듯
우리 역시 비움과 채움의 일이
자연스러워질 수 있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