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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필 Kimcine feel May 21. 2019

영화<라디오 스타>
지나간 시간에 대하여

영화 라디오스타 네이버 영화 출처



영화 <라디오 스타> 

지나간 시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올해 전주 국제영화제를 다녀오고 나서 이 영화를  <시네마극장> 선정 영화로 꼽았다. 매주 방송을 진행하는 전북 교통방송에 방송 원고를 준비하면서 이번주는 특별히 개국 17주년이라고 하는 이벤트로 '방송국'에 관련된 테마였으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연락을 받고나서였다. '그럼 당연히 이 영화지 싶었다.' 지나간 시간을 붙잡는 사람과 지나간 것은 흘려보내야 맞다는 결론. 그 사이에서 헤매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라디오라는 매체는 내게 있어서 그런 존재였다. 흘러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밤새 잡아두고 싶어지는 그런 매체. 그래서 여전히 TV보다 라디오가 좋다. 




라디오가 내게 준 '시간'


나는 학창시절 라디오를 들었다.  특히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듣기도 했는데, 김기동 아저씨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자랐다. 그리고 사연을 적어서 보내기도 했었는데, 그 후로 몇년동안 그랬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듣다가 (그 때는 이제 엽서가 아닌 문자사연으로 바꼈을즈음이었다) 문자를 보냈는데, 덜컥 전화가 왔고 동시에 라디오에서는 내 핸드폰 뒷번호를 말하며 받아주시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당장에 거절 버튼을 눌러 껐는데 그 때 생각하면 모든 사람이 나를 주목할 것 같은 쫄린 심장이 기억이 난다. 어쨌든, 학창시절에 보냈던 그 때의 경험이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좋았던 것 같다. 상상도 많이 하게 되고 사연도 보내면서, 어쩌면 제가 지금 영화라는 작업을 있게 한 바탕이기도 하다. 라디오가 내게 준 시간은 정말 값졌다.




라디오 작가부터 영화감독까지 


라디오 작가로 3년 조금 넘게 일했다. 그 때 오프닝과 클로징은 온전히 내 몫이어서 얼마나 즐겁게 문장들을 찾아나서고 글을 읽고 또 담아뒀었는지 모른다. 돈도 받고 글도 받은 셈이다. 내게 있어 더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고 지금의 영화 작업까지 있게 한 바탕이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라디오는 내게 새로운 세상의 통로를 열어준 시작이었다. 





영화 < 라디오 스타> 스타는 혼자 빛날 수 없다.



영화 라디오스타 네이버 영화 출처


요새 티비프로그램에서도 스타와 매니저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미리 트렌드를 앞선 선견지명같은 영화라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는 흔히 말해 잘 나갔던 사람의 이야기다. 잘나가지 않더라도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한데, 언더 밴드에서 활동하던 최곤을 조용필처럼 만들어주겠다고 하면서 연예계로 입문시킨 그의 매니저 박민수를 만나게 되면서다. 그리고 영화 후반엔 '조용필 -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라는 노래가 나온다. 결과가 어쨌든 박민수는 그의 스타 최곤을 최고로 만들어준 셈 아닐까? 최곤은 88년 가수 왕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미사리 카페에서 기타를 튕기고 있는 ‘한 때 잘나간’ 가수 최곤과 그의 매니저가 주인공으로, 최곤에는 배우 박중훈, 매니저는 배우 안성기씨가 함께 했다.




<영화 인정사정볼것없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특히, 안성기와 박중훈 배우의 케미는 말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1999년 이명세 감독님의 인정사정볼 것 없다 라는 영화에서 이미 멋진 액션으로 호흡을 맞췄고, 그 이후 지금의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다시 한번 만나게 됐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됐을것이며, 이준익 감독님의 연출이나 더할 나위 없었을 터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만나면 정말 그 시너지가 대단하다. 1을 10으로 바꿔버리는 그 호흡과 찰떡 연기는 정말 감동이다.


이야기로 돌아와, 88년 가수왕 최곤은 폭행사건과 여러 사건에 연루돼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그 때 그의 열혈매니저 박민수가 나타나게 되는데, 자신의 스타를 구출하기 위한 매니저 박민수는 최곤의 합의금을 찾기에 혈안이 된다. 마침 지인으로부터 합의금을 걸고 한 가지 제안을 받게 되는데, 강원도 영월의 라디오 디제이다. 





'낙향'이라는 '낙인'공간에서의 '낙원'찾기



 


강원도 영월이라는 공간은 실존하지 않는 낙향 공간이다. 그리고 낙향이라 낙인된 공간에서 낙원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게 이 영화의 전부다.  유치장 신세를 면한 최곤이 디제이로 간 영월 방송국은 하나같이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 뿐이었다. 청취율이 중요한것도 아니며, 게스트가 중요하지도 않고, 그냥 하루를 사는 것 뿐이다. 그들에겐 꿈도 희망도 없었다. 그런데 그 곳에서 희망을 찾아낸 한 물 간 스타 최곤이 있었다. 





있을법한 이야기라서 닿는 영화


누구나 낙오를 한다. 낙오는 나쁜게 아니다. 낙오는 다시 올라오기 위한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단,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최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시 날아오른다. 오히려 낙오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 왜냐면, 누구나 자신을 낙오된 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기대치가 낮기 때문이고, 그 기대치가 낮음을 알기에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그리고 통한다.  


최곤은 첫 방송으로 젊은 청춘들의 락밴드 음악을 주구장창 틀게 된다. 누구의 허락도 없고 호응도 없지만 최곤은 그렇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전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최곤의 음악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최곤의 라디오는 영월 사람들이 직접 출연하는 막무가내? 섭외 방송으로 점차 인기를 얻게 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지나간 한 때 잘나가던 가수 최곤을 알아보며 수줍게 내민 동네 사람들의 종이에 멋있는 사인을 날리며 재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서울 방송국에서 캐스팅 제의가 온다. 낙향된 모든 사람들이 서울행 기차를 타게 되는 셈이다.





낙오자는 어디를 향해 달릴까?


영화 라디오스타 네이버 출처


문과 출신의 내가 우스운 예를 들어보자면, 뉴턴의 중력으로 설명했을 때 낙오자는 낙오된 시점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까? 회귀본능 이러한 것들도 출발한 지점으로 가고자 하는 걸텐데. 다시 꼭 그 자리로 돌아간다면 행복할 것인가의 의문이 든다. 1번 나무에서 떨어졌지만 3번 나무로 올라면 안되는 걸까? 혹은 저기 멀리 있는 잔디밭에서 뒹굴면 안될까. 그렇게 이 영화 라디오스타는 떨어진 지점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목표와 동기가 생겼다면 낙오된 그 지점에서 새로운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낙오된 시점이 반드시 출발점은 아니란 셈이다. 내가 지금 서 있는 바로 그 곳이 새로운 출발점일 수 있다는 셈.


하지만 최곤은 자신이 한 때 잘나가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려고 하고, 그 시간이 일어났던 장소로 자꾸만 욕망한다. 보는 우리에겐 최곤의 지금 그 지점인 영월 방송국이 새로운 출발점임을 암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간은 기억해야 하지만

반드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시간은 유한하고 지나갔다. 우리의 삶은 무한하고 지나간다. 

영어 문법에서도 그 차이는 분명하다. 그리고 -갔-, -간-이라는 한국말의 문법상 차이도 존재한다. 우리는 그렇게 잘 배워뒀지만 삶에서 적용하긴 굉장히 어렵다. 내가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공식을 그리 외우고도 막상 실전문제에서는 손도 못댔던 예가 맞게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결국, 지나간 시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곳 강원도 영월에 머문 두 사람은 앞선 영화 <인정사정볼것없다>의 '비'라는 장치가 새롭게 적용된 새로움의 시작같은 단비로 막을 내린다. 



:: 비와당신 – 박중훈 (라디오 스타 OST) 3:37











* 영화

단편영화 <손톱달> 시나리오, 연출 

단편영화 <청춘사진> 시나리오, 연출 

전북독립영화제 살롱드뤼퓌제 선정

  전주단편영화제 경쟁부분 선정

단편영화 <미주꺼햄버거> 시나리오, 연출  

: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선정

  신필름예술영화제 경쟁부분 선정작 <미주꺼햄버거>


*방송

전북TBN교통방송 라디오 메인작가

전북TBN교통방송 <힐링시네마> 진행
전북TBN교통방송 <시네마극장> 진행
전주KBS 투데이 전북
 출연


https://www.instagram.com/kminginging/

https://www.youtube.com/watch?v=-BziUVhiSl0&feature=youtu.be


https://www.facebook.com/RightWrite



김제지평선축제홍보영상 시나리오 작가

장수군청 홍보영상 작가

전주 한옥마을 360 VR 시나리오작가

완주군 와일드푸드축제 시나리오 작가

완주군 애니메이션 홍보 시나리오 작가

부안조선유학자 간재전우 홍보영상작가

진안군 지질공원 전시홍보영상 작가

전라북도 교육청 홍보영상 시나리오 작가

전라북도청 인권센터 개소식 시나리오 작가

전주신중앙시장 청춘밀당 영상시나리오 작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애니메이션 영상 작가

기업 및 홈쇼핑 홍보영상 시나리오 작가

그 외 다수


*강연 및 기타사항


 전주영상위원회 청소년영화워크샵 강사

 전라북도교육연구정보원 홍보영상 강의

 전주드림직업전문학교 시나리오 강사

 전주동중학교 예술강사

 전북청소년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해피드리머스심리상담연구원 소속

 아동청소년 미술심리상담사 

 모래심리치료사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영상영화심리상담사 3급
 사)한국미술심리치료학회 미술심리상담사 1급
 사)한국모래놀이치료학회 모래놀이심리상담사3급
 한국복지상담심리협회 아동청소년심리상담사 2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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