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 인생의 르네상스 May 02. 2020

Ego [2]

에고에 대해서 지난번에 이어 아직 정확한 맞는지 틀린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제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명상입니다. 명상에도 꽤 많은 종류가 있더군요. 저는 그중에 마음 챙김 명상을 하고 있으며, 혜민 스님의 코끼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퇴근을 9시쯤 하는데 회사 퇴근 버스에 조금 일찍 갑니다. 대략 8시 40분쯤 가서 출발하기 전까지 코끼리를 이용해서 명상을 하고 일기를 쓰는 것을 하루 일상의 마지막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식이 있거나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잘 안 하게 되더군요. 지금 쓰는 글은 명상을 하고 있는 시행착오쯤으로 보는 게 오히려 적당할 것입니다.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앞선 글에서 일부 마음이 괴로운 일이 있었는데 그걸 조금 더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소시오 패스 같은 사람이 2명이 있었습니다. 소시오 패스한테 괴롭힘 당하거나 하는 그런 것은 아녔습니다. 그중에 한 명과 작년부터 같이 일하게 되었는데 그전부터 그런 평판이 있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본인도 많이 변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저 역시 회사 생활에 참 많이 변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믿었습니다. 그런 평판에 대해 인지 부조화가 있었다면 가까이 가지 않았을 텐데, 그걸 인지한 상태에서 많이 변했다고 하는 것으로 믿었습니다. 저를 이용하거나 그럴만한 것은 아니었지만, 도의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저와는 근본적인 가치관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사실 모럴 파운데이션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당시에는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녔습니다. 심각한 방어기제였는데 숨기는 것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퍼즐을 맞추다 보니 괴롭힘을 직접적으로 당하지는 않았지만, 말과 행동이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또다시 생각하니 열이 오를 정도로 치가 떨리는 행동들이었습니다. 그와 일했던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구했는데 그때 문제 되었던 행동을 그래도 제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너무 놀랐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소시오 패스에게 당했다는, 속았다는 그것도 모르고 내 속을 다 내보였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너무 소름이 끼쳤고, 하루 종일 그 생각이 날 휘감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 보다는 거의 그 생각에 잠식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시오 패스에 대한 덕질을 많이 했었으니까요.


이런 개 xx


그런데 문득 나를 힘들게 한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내 생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았다는 생각에 대해 저는 보통 그 생각을 증명하기 위한 생각을 또 하게 되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생각 또는 기억을 계속 더듬고 짜 맞추어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여러 상황들을 상상해보고 대처하기 위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이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바로 끝이 없는 생각의 혼돈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럴까? 하면서 또다시 가설을 세우고 기억을 더듬고 짜 맞추어 보고 하는 등 결론을 내기 위한 생각의 노력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결론이 날 수가 없습니다. 나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수사하듯이 생각을 점검하듯이 물증은 나올 리가 없으니 심증뿐인 생각들은 결론이 날 수 없게 됩니다. 때로는 결론을 내서 스스로한테 이야기도 하지만 또다시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됩니다.


맞습니다.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내 생각입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일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행이 되고 있어 도파민이 막 생성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되는 경우도 그 시절에 있은 적도 있는데 이 경우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나쁜 생각이 아닌 좋은 생각임에도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지기 시작하니깐 문득문득 원망의 생각들이 다시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순간 또다시 생각에 잠식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내 주변 상황은 모두 좋은데 내 기분만 안 좋아지는 상황이 펼쳐지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왜 제가 기분이 나쁜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객관적인 상황은 나한테 우호적인데 왜 나는 기분이 나쁜지,,,,


그래서 내린 결론이 생각입니다. 생각에 잠식되지 않으려면 안 하려는 의지보다는 인지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것을 연습하다 보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코끼리입니다. 앞의 이야기는 코끼리에서 혜민 스님의 이야기들을 배우면서 느끼게 된 것입니다. 마음 챙김 명상을 통해 바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연습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 를 한번 보시면 이해가 더 좋아지실 것은 같습니다.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본 부분은 명상을 일상화한 수도승과 일반인과의 고통 지수를 분석한 부분이 있는데 뜨겁다는 상황에 있어 수도승은 실제 뜨거운 상황이 오기 전까지의 고통 지수는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반면에 일반인은 그 순간 전까지 높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이 고통지수는 수도승이나 일반인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그 자체의 고통은 비슷하나 그 고통으로 발현되는 생각의 고통은 명상을 훈련한 수도승이 훨씬 적다는 것입니다. 티베트 승려의 분신하는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사전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면 절대 그런 모습을 보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넷플릭스 익스플레인 : 뇌를 해설하다.


인생이 참 나를 찾아가는 긴 여행임 이기에, 호흡에 집중하고 생각을 인지하고, 고요함을 유지하는 연습을 평생에 걸쳐할 것입니다. 참 나를 찾을 수 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자산 배분이 답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