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문제인가? 밀레니얼 세대가 문제인가?
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리더십에 대한 준비가 한창이다, 본인의 회사에서도 매일 시니어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아니 꼰대라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다 안다. 누가 꼰대인지., 그렇다면 무엇이 회사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 필자는 올 1월부터 이런 의문이 머리에 떠나지 않았다. 단순히 세대차이인가? 사회의 변화 때문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니어 일 때도 힘들었어. 그래 친한 선배 후배들과 술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70-80세대들을 씹어 왔던가, 비슷했고, 지금도 비슷한 굴레를 못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입장만 바뀌었을 뿐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가 자식한테 너도 자식 낳아 키워 보면 알 꺼야 하는 마음 하고는 매우 다르다. 왜냐하면 그런 뭉클한 깨달음보다는 지루한 눈치전 같은 답답한 마음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참으로 답답하고, 서로 지쳐 간다. 서로의 진심을 간만 보고 겉으로는 웃으며, 언제 드디어 상처로 돋아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문득문득 두렵게 만든다. 모든 시니어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다. 하지만 반 이상의 관계에서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서로의 신뢰는 조금씩 조금씩 금이 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서로 웃고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밀레니얼 세대(영어: Millennial Generation), 밀레니얼스(영어: Millennials) 또는 Y 세대(영어: Generation Y)는 X 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집단이다. 정확한 구분 기준은 없으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출생한 세대를 주로 일컫는다. 대부분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라 베이비붐 에코 세대(에코 부머즈, echo boomers)라고도 한다. 출처 위키백과
그런데 말이다. 우리 주변에는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좋은 글들이 있으며,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지, 좋은 팀으로 만들 수 있는지, 역사적으로 얼마나 위대한 리더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왜 서로 힘든 삶은 살고 있는 것인가? 그 좋은 글들은 적절한 해법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나름 고민 끝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장기적으로 100% 확신은 없지만 현재까지는 가장 유력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이야기 전에 먼저 Rank driven organization, Role driven organization에 대해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구글, 넷플릭스 혁신적인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그 회사의 문화, 업무 진행 방식, 창의적 기업으로 발돋움했던 방법론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오고, 한국의 기업들도 이것을 배우려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이 개념은 '실리콘 밸리를 그리다'에 처음 나오는 개념인가? 좀 더 찾아봤어야 했는데, 그 근원을 찾지는 못했다.)
그럼 Rank driven organization, Role driven organization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차이는 의사 결정을 누가 하느냐 이다. 위계 조직은 상위 Rank, 즉 회사의 팀장, 그룹장, 실장, 사장 등이 결정을 내리는 것이고, 역할 조직은 각 역할을 만든 Project의 리더, Project도 Top down 보다는 Bottom up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또한 의사 결정이 분산되어 있다. 각자의 역할에 대한 책임과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정리하면 의사 결정을 내가 하느냐, 아니면 나보다 상급자가 하느냐에 따라서 가장 큰 차이점이다. 책임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이지만 직장 내 책임이라는 부분은 매우 모호할 때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의사 결정은 상급자가 했는데, 중요한 miss를 일으킨(일으켰다고 지목된) 하급자가 책임을 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이런 부분들을 일부 용인하는 문화에서 악용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완벽한 역할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그 프로젝트의 결과보다는 그 사람의 포텐셜을 인정하는 것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위계 조직에서만 생활하였기 때문에 역할 조직의 불합리는 경험하지 못했다.)
일부 내용과 그림은 워킹대디 Will님의 브런치(6.위계 조직과 역할 조직)를 인용하였다.
본격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풀어 보겠다. 이야기 중심은 위계 조직에서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기업은 위계 조직을 그 뿌리로 두고 있고, 사회적인 문화에서도 그런 기대를 하고 있는 것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박정희 같은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 정리해주었으면 한다든지,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자고 하는 이야기도 많지만 많은 국민들 또한 절대적인 대통령의 권한으로 적폐 청산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데로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은 위계 조직이다. 제조업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율배반적인 문제들이 많이 생겨 선후배, 직책자와 구성원 간의 신뢰를 깨고 서로를 힘들게 하고 서로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앞선 조직 구별을 업무 영역으로 확장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즉 위계적인 업무, 역할적인 업무로 말이다. 위계적인 업무는 빠른 의사결정과 일사불란한 업무 수행 등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업무이며, 역할적인 업무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업무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계적인 업무에서도 역할적인 업무가 일부 영역에는 필요한 상황이 있다. 그래서 역할적인 업무로 시작될 때는 비교적 쉽게 구분이 가능하지만 위계적인 업무를 시작할 때는 그 구분이 모호할 때가 많다. 이게 핵심적인 문제이다. 위계적인 업무라 하더라도 문제 해결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은 역할적인 업무의 성격을 필요로 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군대 같은 경우는 역할적인 업무의 요구가 100% 없다. 전쟁 중에 나 혼자 단독으로 의사 결정해서 적진을 침투하는 행위 같은 것은 100%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무에서는 그런 행동이 매우 자주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필자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위계적인 업무라 하더라도 역할적인 업무의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긍정적인 시너지가 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런 특징들이 함께 일하는 상호 간의 동상이몽이 자주 발행하고 헷갈리게 만들고 서로를 힘들게 만드는 것이 내 문제의식의 핵심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겠다. 상급자(직책자)의 입장에서 구성원을 질책하는 가장 대표적인 마인드를 보면 이렇다. "아 쟤는 시키는 것만 한다." "일하는데 오너쉽이 없어.", "생각 없이 일해", "도전적인 attitude가 없어", "이기적이야", "제멋대로 일해", 반대로 구성원의 입자에서 상급자(직책자)를 뒷담 화할 때 대표적인 안주거리는 "뭘 하라는지 모르겠어", "업무 지시가 너무 두서없어", "이거 하랬다가 다음날 딴 거 물어보고 나에 대한 배려가 없어", "저 자리에 앉을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어", "답정너야"
위에 사례 중에 공통점이 있다. "아 쟤는 시키는 것만 한다."는 표현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역할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를 기대할 때 발생한다. "제멋대로 일해"는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위계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를 기대할 때 발생한다. 반대로 "뭘 하라는지 모르겠어"는 하급자가 위계적인 업무를 기대할 때, "답정너야"는 하급자가 역할적인 업무를 기대할 때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국기업에 종사하는 상급자(직책자, 리더)는 하급자에게 위계적인 업무의 일사불란을 기대하면서도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발휘되는 업무 역할을 동시에 기대하는 데에 있다. 그 문제가 시작된다. 즉 위계적인 업무를 지시하면서 역할적인 업무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즉 문제만 주고 알아서 하라는 거를 말하는 것과 동시에 그러면서 자기의 로직과 스타일 데로 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수반된다.)
하급자는 대부분은 위계적인 업무에 기본적으로 길들여져 있다. 아마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그러지 않을까 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잘 짜인 시스템이 존재하길 바라는 것처럼 그런데 대부분의 회사는 큰 틀의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자기 스스로 boundary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누구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겠지., 설령 선배가 마음을 먹고 도와준다고 해도 아마 그 당시의 본인 마음속에는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결론은 사막에서도 혼자서 survive 할 수 있는 심지는 스스로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상급자, 리더의 역할이 아무래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먼저 회사에서 리더 선별 시 필터링이 되어야 한다. 주변에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 비전이 있는지?, 끊임없이 성장하려는 의지와 행위가 있는지?, 그렇게 먼저 필터링이 된 후 리더들은 후배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고 스스로 그 해답을 찾게 해야만 한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팀의 작은 일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건 있는지?, 마지막으로 왜? 회사에 다니는지?
사람은 고쳐서 못쓴다. 각자 그릇에 맞는 위치와 역할을 감내 혹은 받아들이고 사는 것부터 익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