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제자 자장(子張)이 공자에게 정치에 종사할 수 있느냐고 여쭈어보자 한 말이 바로 "존오미사악" 이다. 워낙 유명한 말이니까 필자는 이 말을 가장 좋아하는 상사로 부터 처음 들었다. 처음에는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리더쉽에 대한 좋은 말들은 너무 많이 소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서를 소설책 보듯 즐겨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공자가 말한 ‘오미(五美)’란 (1) 백성들에게 은혜롭게 베풀면서도 자신은 낭비하지 않으며, (2) 수고롭게 하더라도 (알맞게 일을 안배한 것이기 때문에)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으며, (3) 갖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탐하지 않으며, (4) 느긋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며, (5)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다. ‘사악(四惡)’이란 (1) 무엇이 잘못인지 가르쳐 주지도 않고 잘못했다고 죽이는 잔인함, (2) 미리 알려주지 않고 일을 하자마자 성공을 요구하는 포악함, (3) 명령은 태만히 해놓고서 기일을 각박하게 지키게 하는 도적 같은 짓, (4) 마땅히 균등하게 나누어 주어야 할 때에 인색하게 구는 쩨쩨함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미사악 [五美四惡] (두산백과)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만 상념에 빠져들게 하였다. 말 자체가 아주 극명하여 이해가 쉬운 것도 있지만 애매한 표현이지만 대단한 진리가 있는 것 같은 문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오미 중 (3) 갖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탐하지 않는다. 욕망은 있어도 탐하는 마음은 없어야 한다. 으잉,,, 같은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은 당연히 알 수 있었지만 정확한 개념이 잡히질 않았었다. 갖고 싶은 마음과 탐하는 마음이라,,, 어떻게 하면 구별할 수 있을까? 내 결론은 이렇다. 갖고 싶은 마음이라 함은 행위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즉 노력이 필요하는 것이고, 탐하는 마음은 행위가 없는 상태에서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욕망과 행동이 일치하는 순수한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그게 불일치할수록 왜곡되어 탐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회사에서 가장 이런 유형의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본다면 필자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일이 잘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잘해서 잘되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은 사실 너무 많다. 사실 회사에는 능력의 상중하를 나누는 게 사실 쉽지 않다. 웬만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표현이 좀 그래서 그렇지 다들 고등교육받고 살아왔고 수많은 경쟁을 뚫고 입사했기 때문이다. 센스가 있냐 없냐 정도는 구분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굳이 설명하면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위계적인 업무를 역할적인 업무로 전환하는 감각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다음으로는 (5)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다. 뜻이 와 닿긴 하지만 위엄이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위엄이라는 단어는 알지만 특히 회사에서는 경험하지 못했었다. 이 글귀를 최근에 느끼게 하는 사람을 만났다. 물론 가까운 관계도 아닐뿐더러 100%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가 경험한 가장 근접했던 사람라는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에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 사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보면 자기만의 원칙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원칙에 있어 양보가 없어 보인다. 물론 그 원칙을 지킬만한 권력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원칙이 있고 그것을 지킬만한 단호함이 있다. 사나운 사람은 보통 사사롭다., 사사로운 이익과의 충돌될 때 돌변한다. 정도의 차이이지 이런 류의 리더도 꽤 많다. 위엄과 단호함이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일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권한과 권력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많은 리더들이 공자의 이 말씀을 지켜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현실에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많아 보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필자는 리더의 소양에 대해 가장 구체적이고 정확한 글귀가 아닐까 한다.
그럼 나는?? (반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