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증 찾아 삼만리

학생증 분실

by 김동해

학생증을 잃어버렸다. 난 뭘 잘 잊어버리는 편이 아닌데......

학생증이면서 교통카드라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찍기 편하라고 바지 뒷호주머니에 넣어뒀다. 늘 그렇게 다녔지만 한 번도 잃어버린 적이 없다. 베이터우(北投) 관광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을 타려고 뒷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학생증이 없는 것이다. 지퍼가 많아 구분해서 뭘 담아두기 좋은 배낭의 모든 지퍼들을 다 열어젖혀 뒤적뒤적 찾고 또 찾았지만 어디에도 없다.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 옷을 벗고 입고했던 베이터우 온천이라 다시 찾아가 본다. 그런데 없다. 다음으로 가능성이 있는 곳이 베이터우 도서관의 화장실. 바지를 훌 내리고 쑥 올리고 하는 과정에서 빠졌을지도 모른다. 베이터우 도서관은 이미 문을 닫아버려서 집으로 돌아온 후 메일로 문의를 했다. 베이터우 온천박물관에 들린 것도 기억이 나서 메일로 문의를 보내놓는다.

베이터우온천의 사장님이 베이터우 경찰서에 분실신고를 해놓으라고 해서 경찰서에도 들린다. 경찰은 낙서가 가득한 종이에 내 이름과 전화번호만 성의 없이 적고 나중에 등록을 하겠다며 나를 돌려보냈다.

집으로 돌아와 타이베이에서 여러 번 학생증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칭루에게 물어본다. 칭루는 대체로 이런 어리바리한 방면으로 최고로 경험이 많다.

“너 타이베이에서 학생증 잃어버렸을 때, 돌아오던? 돌아오는데 얼마나 걸렸어?”

타이베이 기차역에서 잃어버렸었는데, 일주일이 넘어서 돌아오더란다. 학교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기차역에서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라고 했단다.

지금 내 학생증 안에는 대만돈 1000원(한국돈 45,000원)이 들어있다. 학교 측에 분실신고를 하고, 잃어버린 학생증의 효력을 중지시키고 새 학생증을 만들면 그 돈은 건질 수 있을 테다. 하지만, 새로운 학생증을 만드는 일이 조금 귀찮기도 하고, 어째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지 꼭 돌아올 것만 같아 그냥 기다리기로 한다.

일주일쯤 지나 연락이 왔다. 내가 학생증을 떨어트린 곳은 베이터우 온천박물관이었다. 온천 박물관에서 앉아 물 끼얹는 시늉을 하고 놀았는데, 그때 떨어졌나 보다.

한국에서 가져온 김을 선물로 준비해서 학생증을 찾으러 갔다 왔다. 놀려고 갔을 때는 몰랐는데, 학생즐을 찾으러 가보니 베이터우가 상당히 멀었다. 가고 오느라 반나절이 쓰였다.

'된장, *掛失(guàshī)를 하는 게 나을 뻔했다. '

나는 게으른 사람인데, 베이터우까지 갔다 오는 부지런을 떨다니! 다음에는 어는 편이 더 게이름을 피울 수 있는 것인지 잘 계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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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掛失(guàshī) : 분실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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