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현이의 이해력

by 김동해

우리는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

"고모 나는 고구려가 망해서 백제가 되고, 백제가 망해서 신라가 되는 줄 알았어."

"이 세 나라가 같이 존재했어. 그래서 삼국시대라고 하잖아."

"아하!"

역사를 몇 학기째 가르쳤지만, 절망적일 정도로 진보가 없다. 서로의 시간을 잡아먹어가면서 예습하는 것은 이제 포기하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 중에 중요한 것만 살짝 복습하는 것으로 바꿨다.

소현이가 한동안 감기에 걸려 복습을 못한 동안 역사 진도가 많이 나갔다. 오늘은 복습할 내용이 많다. 오늘 복습 내용에는 삼국의 왕들이 총 출동했다. 각 왕들의 업적을 외우라고 하는 것은 소현이에게 한 페이지의 무작위 숫자를 외우라는 것과 같은 느낌일 테다. 그냥 누가 어느 나라 왕인지만이라도 알자 싶다.

"고구려 전성기 때 왕은 누구야?"

"무령왕?"

"걔는 백제잖아."

"지증왕?"

"걔는 신라잖아."

각 나라의 전성기 왕을 알려주고 일단 외우라고 한다.

"한강 지역을 차지했을 때가 전성기야."

"한강은 물 밖에 없고 땅은 없는데, 왜 그걸 차지하는 게 전성기야?"

아 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한강 지역은 땅이 비옥해서 농사가 잘 되니까,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땅을 차지했다는 거고. 옆에 그 당시 선진국인 중국하고 교류하기 쉽잖아? 선진문물 가져오면 부자 나라가 되잖아. 그런 의미에서 한강 지역 차지가 중요한 거야."

"아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보디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