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졸업 논문의 방향은 지금껏 아주 소수의 선행연구자가 있었다. 아직 졸업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향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다. 대만, 중국, 한국의 문헌 검토를 통해 겨우 4편의 논문을 찾아냈을 뿐이다. 그중 2편만 정말 내 논문 방향과 비슷하고, 나머지 2편은 억지를 서서 겨우 겨우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논문을 쓸 때 선행연구자가 너무 적으면 연구가 힘들다. 그러니 빨리 순조롭게 졸업하려고 하면 굳이 미개척지를 탐험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용감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내 논문방향과 유사한 논문은 겨우 4편밖에 안 찾아지지만, 연구의 기초로 삼을 분야에 관한 연구는 아주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저 결과물로 보여질 마지막 단계만 나와 같은 연구가 존재하지 않을 뿐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방향의 연구를 하면서 막 즐거운 것은, 나는 이제 그 방향의 연구에 있어서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훗날의 학자들은 나와 같은 방향의 연구를 할라치면, 선구자인 내 논문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고, 그들의 논문에는 '김동해(2026)가 주장하기를'로 시작하는 블라블라 문장이 쓰여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내 이름은 중국어 교육 관련 학술지에서 나름 유명해지는 것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런 상상이 가끔씩 찾아들기 때문에, 논문을 쓰는 과정이 꼭 고통의 과정만은 아니다. 즐겁기도 하다.
석사 논문을 쓸 때는 내 이름이 누군가의 논문에 실릴 수 있다는 상상을 못 했다. 석사 논문을 쓰고 나서 우연찮게 누군가의 논문에서 내 이름을 발견하고는 어찌나 신기하던지, 어찌나 기쁘던지.
그 이후로, 아주 가끔 구글 스칼라에 내 이름과 연도를 넣고 검색해보기도 한다. 내 논문의 인용 횟수가 늘었나 어쨌나 하면서. 내 연구를 참조한 것을 발견하면 기분이 아주 으쓱해진다. 오늘 검색해 보니 인용 횟수가 3으로 늘었다.
그러니, 적어도 논문을 안 부끄럽게 써야 한다. 대단하게는 못 쓰더라도.
사실, 이건 조금 자랑질인데, 내 이름은 학과 친구들의 논문 앞 감사말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학과 친구들이 한국어와 관련된 뭔가를 연구할 때, 내가 넙죽넙죽 잘 도와줬더니 커치(客氣)*한 대만애들이 감사말에 내 이름을 올려 특별히 감사한다고 적었다. 그걸 발견했을 때도 기분이 좋았다.
내 이름 석자가 학술 논문들 여기저기 박혀서 내 마음을 으쓱하게 해 준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나 스스로는 아니까.
[각주]-----------------------------
*커치(客氣) : 1. 사교적인 자리에서 예의를 지킨다. 2. 상대방에게 겸손하게 대한다. 3. 겸양의 말을 하고, 겸손한 행동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