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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氣[kèqi]

by 김동해

중국어 커치(客氣)를 한국 발음으로 읽으면 객기가 되는데, 중국어의 커치(客氣)와 한국어 객기(客氣)는 완전 뜻이 다르다. 중국어 커치(客氣)를 한국말로 어떻게 번역할까 찾다가 발견했다. 오랫동안 써왔지만, 지금껏 커치(客氣)가 객기(客氣)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어 커치(客氣)는 대만 교육부 사전에 이렇게 해석되어 있다. '사교석상에서 예의가 있다, 남에게 양보하다, 겸양의 말을 하다.' 중국에서는 감사하다는 말 쎼쎼(謝謝)에 대한 공식적 답변이 커치(客氣)에 부정어를 붙인 뿌커치(不客氣)다. 감사하다는 말에 '커치하지 않아도 돼.'로 호응하는 것이다. 또 하나 예를 들어보면, 상대가 너무 예의 바르게 겸양을 뜻할 때, '니타이커치러(你太客氣了, 당신 너무 커치하시군요)'라고 표현한다.

한국어 객기(客氣)에는 이런 뜻이 조금도 들어 있지 않다. 네이버 인터넷 사전에 의하면, 한국말 객기(客氣)는 '혈기가 넘쳐서 나는 용기, 혈기에서 함부로 부리는 용기, 객쩍게 부리는 혈기'로 풀이되어 있다. 우리는 누군가 허세를 부릴 때, '괜히 객기 부리지 마' 이렇게 쓴다.

한자를 하나씩 뜯어보면, 객()은 손님이라는 뜻이고, 치()는 분위기, 기운이라는 뜻이니, '손님의 분위기'쯤이라고나 할까? 나는 한자 그대로가 '손님처럼 조심스러워하다'니까, '예의 바르다'의 뜻이 된다고 받아들였다. 우리나라 객기(客氣)의 뜻은 한자와 너무 매치가 안된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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