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쓰지 않을 때

by 김동해

"동해는 논문 이야기 밖에 안 해."

뤄빈이 한 말이다.

오래간만에 학교 친구를 만나면 첫마디가, '논문 주제는 잡았어?', '지도 교수는 누구야?', '논문 쓰기 시작했어?', '얼마큼 썼어?', '연구 방법이 뭐야?', 'Chat GPT가 논문 쓰는데 얼마나 유용한지 알아?'등등이다. 나는 정말 논문이야기 밖에 안 하는 게 맞다.

나는 논문을 쓸 때가 힘들면서도 편하다. 논문을 쓰지 않을 때, 심심하다, 우울하다.


졸업논문 발표일은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발표 준비가 대충 다 되어버렸다.

'아, 난 지루해서 이 일주일을 어떻게 지내냔 말이야?'

사람들을 좀 만나볼까 하고, LINE을 뒤적였지만, 사람들을 만나 달갑지도 않은 대화를 하느니 그냥 지루한 것을 참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괴팍한 나는 만나고 싶은 사람도 하나 없다.


졸업하기 위해 논문 자격시험을 치고, 논문 프로포절 구술시험을 보고, 다시 논문을 고치고, 졸업논문 발표를 준비할 때의 심리적 무게가 좋다. 나는 뭔가 할 일이 없을 때의 지루함을 정말 싫어한다. 책이라도 읽어야 할까 보다 하고,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는데 재미있게 읽히려나 모르겠다. 뭘 해야 한다는 심리적 무게가 없을 때, 독서도, 중드를 보는 일도, 시간만 나면 하겠다고 맘먹었던 좋아하는 모든 일들이, 조금 덜 재미있어져 버린단 말이지.


'나, 남의 논문 대신 써주는 알바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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