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진지어우(水金九)

가이드 직업 훈련 후에 치르는 구술시험 4번 문제

by 김동해

(구술시험을 준비하면서 찾아봤던 내용이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좀 기록해 두기로 한다.)


쉐이진지어우(水金九)는 신베이(新北)시 웨이팡(瑞芳) 구의 유명한 관광지 쉐이난똥(水湳洞), 진과스(金瓜石), 지어우펀(九份)을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쉐이난똥(水湳洞)이라는 지역명은 낯설지 모르겠지만, 진과스(金瓜石)와 지어우펀(九份)을 들러가는 관광객이라면 틀림없이 쉐이난똥(水湳洞)도 거쳐갔을 것이다. 다만, 지역명을 몰랐을 뿐. 이 세 지역은 한때 번영했던 금광 채굴과 관련이 있는 지역으로, 한꺼번에 관광하기 좋다.


해변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순서로 관광지를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쉐이난똥(水湳洞). 이곳에서 봐야 할 3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음양해(陰陽海). 수난동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각적 기경으로, 바닷물이 선명한 황색과 청색의 대조를 이루는 장면이다. 인근 진과스 광산에서 광석 채굴·세척 과정에서 나온 황화철(FeS₂) 등 광물 성분이 공기·물과 반응해서 산화철을 형성하는데 이 물질이 하천을 따라 바다로 유입해 탁한 황갈색 수역을 생성한다. 맑은 외해 바닷물과 연안수가 조류·지형 때문에 쉽게 섞이지 않아서 경계선이 비교적 또렷하게 유지된다. 황색과 청색의 바닷물 대조가 음(陰)과 양(陽)처럼 보인다고 해서 음양해라는 이름이 붙었다.

둘째, 황금폭포(黃金瀑布). 진과스(金瓜石)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광산을 통과한 빗물이 금속 이온을 머금고 흘러나와 암석을 금귤색으로 물들여, 이 암석을 타고 흐르는 폭포 물빛과 어울려 황금색으로 반짝인다. 이곳 폭포는 물줄기가 아주 가늘고 여러 가닥으로 실처럼 떨어지는 폭포인데, ‘금이 흐르는 폭포’처럼 보여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포토존이다.

셋째, 13층 유적(十三層遺址). 이 유적은 오랜 과거의 유적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때 대만 북부 금광 개발을 위해 건설된 광산 제련 시설이다. 13층이라는 이름은 언덕 경사면을 따라 13단 구조로 설계된 공장 형태에서 유래했다. 1930년대 일본 통치 시기에 건설되었는데, 당시 동아시아에서 규모가 큰 최신식 제련 공장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패망, 광산 자원 고갈, 채산성 악화로 운영중단 후 방치되어, 지금은 콘크리트 구조물만 남은 산업 유적이 되었다. 오랜 세월 자연 속에 방치되어 콘크리트 표면에 황·녹·적색 광물 얼룩이 형성돼 독특한 운치를 자아내는데, 자연이 빚어낸 이 색채 덕분에 ‘대자연의 조색판’이라 불리며 사진작가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가 되었다.


다음으로 진과스와 지우펀을 소개하기 전에 둘의 관계에 대해 먼저 언급하기로 한다. 진과스와 지우펀은 같은 금광 산업권에 속했지만, 진과스는 채굴과 제련 중심지, 지우펀은 광부들의 생활과 상업 중심지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했다. 진과스가 금을 캐는 금광 채굴의 핵심지였다면, 지우펀은 그 금광 노동자들이 살고 즐기던 마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지우펀은 상점, 찻집, 극장, 병원, 학교 등 생활과 여가 시설을 갖춘 마을로 금광 시대의 도시적 번영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진과스(金瓜石)에서 이 세 곳은 둘러보기를 권한다.

첫째, 황금박물관(黃金博物館). 이곳은 진과스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장소이다. 관광객들은 박물관의 보물인 220kg 무게의 순금 벽돌을 직접 만져보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케이스에는 디지털 전광판으로 날마다의 황금 벽돌의 금액을 표시해 준다. 21년간 9배가 올랐다고 한다. 현재는 약 대만돈 8억~9억(한국돈 360억~405억)에 해당한단다. 별도의 추가 요금을 내면, 사금채취 체험도 할 수 있고, 금광 동굴 속에 들어가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진과스의 금 채굴 역사는 청나라 말기에 시작되었다. 청나라 말기 때 어부와 주민들이 하천 하류에서 사금을 발견하고는 강물을 따라 올라가 금광을 발견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소규모로 채취되었고 체계적 광산 개발은 미흡했다. 본격적인 개발은 일제강점기에 시작되었다. 1985년 청이 청일전쟁에서 패배하면서 대만을 일본에 할양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일본 정부가 광산을 국가 전략 자원으로 관리하면서 금뿐 아니라 구리, 은도 채굴했다. 진과스는 그 당시 동아시아 최대급 광산 중 하나로 성장했는데, 채굴하고 선광*에서 제련까지 일관 생산 체계를 갖췄다. 1945년 국민정부 시기에도 한동안 채굴이 지속되었으나, 매장량 감소와 채굴 비용 상승으로 1987년 전후 금광 채굴이 완전 중단되었다. (*선광: 채굴한 광석에서 금속 성분만을 골라내는 과정. 즉, 광속 속 불필요한 암석과 흙, 기타 광물을 제거하고 금·은·구리 같은 목표 금속만 농축하는 단계.)

둘째, 태자빈관(太子賓館). 1922년 건립된 일본식 목조 건축물로, 일본 황태자가 진과스 금광을 시찰왔을 때를 대비한 숙박시설이다. 정교한 정원과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편백나무 공법은 높은 건축 예술적 가치를 보여준다.

셋째, 빠오스산 산책로(報時山步道). 5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으며, 음양해와 산간 마을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관광 코스이다.


마지막으로 지우펀(九份)을 소개한다. 산비탈에 위치한 지우펀은 과거 금광 채굴로 번성하며 ‘리틀 상하이’라 불렸던 곳이다. 광업은 쇠퇴했지만, 독특한 산동네 풍경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는 여전히 남아 있다.

첫째, 지우펀 라오지에의 홍등. 지우펀 라오지에는 가장 번화한 곳으로, 계단을 따라 높이 매달린 홍등이 인상적이다. 1940년대 말 백색테러 시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 1989)>와 신비로운 분위기의 계단 거리 덕분에 국제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한국인과 일본인에게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한 장면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둘째, 승평희원(昇平戲院). 이곳은 1914년 개관된 극장으로, 대만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세워진 극장 중 하나이다. 당시 지우펀은 금광 붐으로 인구가 급증한 부유한 광산 도시였고, 승평희원(昇平戲院)은 그 번영 속에 지어진 문화시설이었다. 지금은 옛 영사기, 영화 포스터, 극장 시설 등 옛 영화관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운영도고 있다. 광산 마을 지우펀의 전성기와 쇠퇴, 그리고 기억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셋째, 검은 타르 지붕(黑油皮屋頂). 비가 잦고 습한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검은 타르 지붕은 현지인들의 지혜를 보여주며, 지우펀만의 독특한 건축적 상징이다. 목조 지붕 위에 검은 방수포(타르지)를 덮어 비를 막는 방식의 지붕인데, 오늘날의 아스팔트 방수 시트의 초기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지붕은 저비용이고, 시공속도도 빠른데, 미관보다는 기능을 중시한 것이다. 광산 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한 실용적 지붕으로 오늘날에는 이 지역의 역사와 정서를 상징하는 풍경 요소가 되었다.

그 밖에, 쫄깃하고 달콤한 타로볼(芋圓)과 전통적인 단짠의 조화인 쑥떡(草仔粿)은 지우펀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대표 미식이다. (추가 : 최근에 갔더니 지우펀에 선컹(深坑) 초도부 집이 문을 열었다. 선컹은 초도부로 유명한 타이베이 근교 도시다. 튀긴 초도부를 먹었는데, 내가 먹어본 중에 가장 맛있었다.)

해 질 녘부터 밤까지가 지우펀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불빛이 켜지면 마을 전체가 시간을 되돌린 듯 신비로운 분위기로 변해 사진 찍기에 최고다. 거리를 거닐며 멀리 보이는 지룽섬(基隆嶼)과 태평양을 조망하는 것도 잊지마시길.

산비탈 마을의 기후는 변화가 심하고 비와 안개가 잦지만, 관광객에게 비가 오는 날의 지우펀은 더욱 낭만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다.


이 곳을 방문한다면, 지금 남아 있는 흔적 속에서 금 채굴로 활기찼던 과거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는 체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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