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vs 저녁형이 아니라, 나한테 맞는 생활 방식을 찾았다는 이야기
몇 주 전부터 저녁 8시에 자서 새벽 4시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벽 4시에 번역 작업을 하니 능률이 아주 좋아졌다.
나는 매일 출근해서 8시간 일해야 하는 다른 본업이 있기 때문에, 평일 번역 작업은 매번 저녁에 했었다. 그런데 저녁에 번역 작업을 하니까 머리도 잘 안 돌아가는 것 같고, 목표 분량을 못 채운 날에는 짜증도 쉽게 났다. 하지만 새벽 4시로 번역 시간을 옮기고 나니까 훨씬 능률이 좋아졌다.
이건 내가 아침형 인간이라고 우쭐대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나한테 맞는 생활 방식을 찾았다는 이야기다. 내 파트너는 저녁형 인간임이 분명한데, 내가 머리가 안 돌아가고 짜증도 많아지는 그 시간에 파트너는 말똥말똥하다. 그리고 내가 출근하는 8시에 파트너를 깨우는데, 늘 일어나기 너무 힘들어한다. 파트너도 그 시각에 일어나야 해서 어쩔 수 없지만, 마음 같아서는 계속 재우고 싶을 정도로 안쓰럽다. 편안하게 수면욕이 올라오는 시각이 새벽 1~2시쯤인 것 같더라.
새벽에 번역 작업을 하면 또 다른 좋은 점은 (아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파트너와 이야기 나누며 놀고 싶은 ‘방해 요인’이 차단된다는 점이다. 파트너는 자고 있으니까. 마찬가지로 파트너도 저녁 시간에 본인이 할 일을 나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잘하고 있는 것 같더라. 하지만 우리 둘 다 아쉽긴 하다. 평일에는 서로 보는 시간이 너무 짧다.
펍헙번역그룹의 강경이 선생님한테서, 본인이 본업을 그만두기 전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번역 작업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속으로 ‘우와…’ 했었는데, 막상 내가 해보니 나도 이게 오히려 내 수면 패턴에 잘 맞아서 조금 우습다.
다만 딜레마가 하나 있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사회운동단체에서는 매주 저녁에 모임이 있는데, 그 때문에 수면 패턴을 매일매일 일정하게 가져갈 수 없다. 모임에서는 머리가 잘 안 돌아가고, 게다가 뒤풀이라도 있는 날에는 너무 재밌지만 너무 졸립다.
그래도 괜찮다. 세상 모든 재밌는 일은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 일어나지만, 번역 작업만큼은 새벽에 상쾌하게 일어나서 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