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alists Must Starve》

어쩌면 이번 독서 경험 자체도 번역에서 찾은 것일지도

by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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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ists Must Starve》(Tilted Axis Press, 2025)를 읽었다. Park Seolyeon이 쓰고 Anton Hur가 번역한 책이다. 얼마 전에 나온 것을 보고 제목에 확 끌려서 읽게 됐다. 보름 넘는 시간 동안 천천히 음미하며 읽었는데, 좋았다.


강주룡의 삶에 대해서는 이미 대략 알고 있었지만, 실존 인물의 삶을 소설로 쓰면 ‘찾는’ 것이 뭘까 하고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한 사람의 삶을 소설로 옮기는 것도 어쩌면 일종의 번역이 아닐까. 그리고 번역에서 ‘찾는’ 것이 뭘까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체공녀 강주룡》(한겨레출판, 2018)도 샀지만, 문학을 잘 읽지 않는 내 독서 습관 탓에 그리 오래 읽지는 못했다. 남사스러운 말이지만, 아마 《Capitalists Must Starve》가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체공녀 강주룡》을 평생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번 독서 경험 자체도 번역에서 찾은 것일지도.


“번역가들은 항상 번역을 통해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말을 듣습니다.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한 데이지 록웰이 해준 말이 생각납니다.

‘왜 자꾸 번역에서 잃어버린 무언가에 집착하지? 번역에서 찾은 걸 생각해 보라고! 이 두꺼운 책 전체가 번역에서 찾은 거잖아!’

데이지 말이 맞습니다.

(…)

우리는 번역서를 읽을 때 그 책의 문학성을 음미하기 위해 읽습니다. 그리고 문학성을 음미한다는 것은 그 책을 쓴 작가와 번역가의 노고에 집중한다는 얘기입니다.”

— 안톤 허의 미들베리칼리지 브레드 로프 번역가 대회 강연,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어크로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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