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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un 28. 2018

어서 다음 편을 내놔줘

영화 <마녀>

 우리나라 식 판타지 액션, 미스테리 액션 장르에서 의미 있게 흥행했던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또 한껏 추락했던 영화는 무엇이 있을까? 흥행작보다는 소위 '망작'이 많이 떠오르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영화사에서 제작된 이러한 장르는 그렇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물론 몇몇 대형 인기몰이를 하며 천만 관객까지 능가했던 작품들도 더러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식 판타지 액션, 미스테리 액션 장르는 양날의 칼과 같았다. 그러나 이 영화. 나름 기대해볼 만하다. 

 영화 <#마녀>는 #3부작으로 기획이 되어 있다. 영화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이미 3부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가지고 있을 듯하다. 첫 편이 흥행에 실패하거나 혹평을 듣고 적자만 냈다면 후속작에 일어날 타격도 클 테니 말이다. 그러나 반면에 후속작을 기대하는 효과도 불러올 수 있으니 후속작의 빛을 위해 이번 작품이 그 일을 다해준 것 같다.



# 마녀... 그 전쟁의 서막?



 사실,<마녀>라는 영화가 무엇인지 모르고 본다면 충분히 지루할 수 있으리라 본다. 러닝타임이 긴 이유도 있지만 그것보다 사설이 너무나 많았다. 지나치게 질질 끌고 가는 스토리와 불필요한 장면들을 통해서, 굳이 이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한정적인 시간에 스토리의 정체를 다소 많이 가지는 것 같아서 후반부까지 달리는데 속도 리밋이 걸려있는 차를 고속도로에서 운전하고 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해 살펴보면서 "3부작"을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에 비로소 수긍이 갔다. 한편을 고려하는 영화는 많아봐야 두 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속에서 그 이야기를 해소하는데 급급해 완급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풀어놓고 놓치는 떡밥들도 있을 수 있고 아직 온전한 몰입이 되지 않았는데 덜컥 결말을 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마녀>의 경우에는 앞서 이야기했지만 전반적으로 주인공인 "주연"에게 깊게 몰입되기 위해서 여러 사연들을 붙여가며 그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길었다. 그렇기에 지루했었지만 3부작이라면 이해가 된다. 

 지금 풀어놓은 이 "주연"이라는 인물이 후반부에 겪었던 일들을 발돋움 삼아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하게 되는 <마녀> 그 1편이었다. 온전한 '전쟁의 서막'이었다.




괴물같은 연기력, 배우 김다미 최우식 고민시

여전히 짙은 색깔의 배우 박희순

오랜만에 만났으나 아쉬웠던 배우 조민수



 김다미라는 배우를 아는가? 사실 나는 잘 몰랐다. 실제로 네이버 영화의 필모그래피만 본다면 3가지 작품 활동을 거쳤고 그 3번째 작품이 바로 <마녀>이다. 정확한 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배역을 따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다했다는 후문도 있다. 그런 만큼, 그녀의 노력의 결실은 아름다웠다. 

 배우 김다미 씨의 가장 큰 매력은 눈동자에 있는 것 같다. 그녀의 호수 같은 눈동자 속에 "마녀 자윤"이라는 캐릭터가 이입되면서 굉장히 깊은 어둠을 삼키고 현실을 살아가는 19살의 소녀이자, 잔인하고 끔찍한 짓을 벌이면서도 양심의 가책 하나 없는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는 자꾸만 볼 빨간 사춘기의 보컬 안지영 씨가 생각나서 몰입이 순간순간 깨지기도 했는데 아마 웃는 모습이 매우 닮은 모습이어서 그런 것 같다. 

 배우 고민시씨와 최우식 씨도 그러하다. 영화 속의 활동은 그렇게 많지 않다. 김다미 씨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 깊이는 남다르다. 각자가 자신의 배역에 온전히 몰입해서 본인의 색을 완벽하게 지우고 스크린에 등장했다. 발랄하며 걸쭉한 입담을 가진 '명희'와 사이코패스 성향이 짙은 완벽한 돌+아이 '귀공자'로 각각 열연을 펼쳤던 것 같다. 너무나 감사했다. 

 이제는 이런 쪽엔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 박희순 씨. 그의 얼굴에는 자그마한 상처만 있어도 더욱 카리스마 있어 보이곤 한다. 이번에도 역시나 얼굴에 상처와 더불어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어두운 느낌을 잘 살려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랜만에 등장한 배우 조민수 씨는 꼭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찝찝함? 알 수 없는 거부감? 표정은 살아있으나 말투와 억양이 그를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 굉장히 강렬하며 임팩트 있는 캐릭터여야 했지만 그 부분을 온전히 살려내지 못했던 것 같아, 매우 아쉬웠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대가 된다.



 성공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마지막 액션신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며, 다음에도 스크린에서 자윤을 만나고 싶다고, 배우 김다미 씨의 양면의 연기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아직 풀리지 않은 궁금증들을 해소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본사는 무엇이며, 이들이 만들어진 진정한 목적은 무엇이고 마지막 장면에서 나왔던 색다른 궁금증들은 또 무엇인지 궁금했다.

 흥행? 잘 모르겠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나라의 관객들의 성향상, 어느 정도의 여론 몰이와 흥행수표의 배우들의 포진, 혹은 사회적인 이슈가 되거나 '국뽕'의 영화들이 흥행 라인에 진출하곤 하지만 <마녀>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독보적인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도 기대가 된다. 

 완벽하게 3부작이 완성되어서 한국 영화에 길이 남는 판타지 액션, 미스터리 액션 시리즈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많은 영화들이 후속작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지만 <마녀>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본다. 아직 풀어내야 할 이야기들이 많고 이제 애피타이저를 양껏 먹은 느낌이기에,  메인 메뉴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비어진 배우들의 공간에 어떤 배우들이 채워질지도 궁금하다. 이 모든 것들이 다음 이야기에서 속히 풀어지기를 바라며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기다리려 한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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