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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Sep 06. 2018

색다른 시도, 작은 공간으로 보여준 충분한 몰입감

영화 <서치>

 인터넷. 한번 발을 들이기 시작하면 절대로 그 족적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공간. 드라마나, 소설이나, 영화 등등 다양한 문학적 소재로 쓰이기에 참 좋은 얘깃거리이기도 하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여러 가지 시각들로 제작된 영화들이 있고 이번에도 또 한 번 범죄 스릴러로서 등장한 영화 <서치>는 사실 그간 수도 없이 많은 광고를 통해 이름을 알렸던 <상류사회>에 비하면 그렇게 큰 존재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분명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그 색깔 덕분에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연이어 받고 있다.


 영화 <서치> 그 매력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적당한 스토리, 적당한 몰입감, 적당한 반전 요소


 그렇다. 적당하다. 모든 부분에서 사실 상당히 적당하다. 중간만 가도 어디인가 싶은 요즘 영화계에서 이 정도면 안타 라고 하겠다. 약간 설명해보자면 단란했던 가정의 아버지 데이빗 킴 (존 조 역) 그리고 어머니 파멜라 킴 (사라 손 역) 그리고 사랑스러운 딸 마고 킴 (미셸 라 역) 이 세 사람의 모습들이 마고의 성장일기 처럼 쭉 이어지다가 파멜라 킴이 암으로 사망하고 조금은 우울한 분위기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아버지인 데이빗과 딸인 마고 사이에 알 수 없는 어려움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어느 날 딸이 새벽 간에 몇 통의 전화 와 영상통화를 부재중으로 남겨 놓고 사라지는 가운데 딸의 행방을 밝히고자 하는 아버지와 그를 돕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실종팀의 로즈메리 빅 형사 (데브라 메싱 역)이 주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범죄 스릴러가 그러하듯 행적을 밝히는 가운데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과 인물들 간의 마찰, 그리고 반전까지 적절하게 잘 배분돼 있다. 


 비빔밥이 진짜 맛있으려면 그 각각의 재료들이 잘 버무려져야 하고 재료들의 맛이 입안에서 잘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 원칙인 것처럼이 영화도 과하지 않고 적당하게 그 원칙들을 잘 이끌어 나갔다고 본다. 

그러나 맛있는 비빔밥은 참 많지만 기억되는 것은 특별한 비빔밥인 것처럼 이 영화도 적당히 재밌는 영화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특별한 영화로 기억되었으며 그 이유는 바로 색다른 시도에 있다.  


 

 영화는 시작부터 특별하다.

 

 과거 윈도우 xp의 푸르른 초원과 하늘의 배경화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고 오로지 컴퓨터 내부의 모습만이 보인다. 영화 안에서 실질적으로 배우들의 모습은 영상 통화나 유튜브 영상들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어찌 보면 그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기에 큰 무리가 있었을 수 있다. 걸림돌도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몰입감을 선사하고 긴장감을 유지시킬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노력이 함께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각 프로그램들의 이해도가 기반이 되었던 것 같다. 컴퓨터들과 앱들 그리고 프로그램들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과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충분히 학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영화를 제작하였기에 이만큼 적재적소로 각 장면들이 흘러갔다고 본다. 자칫 중구난방이 될 수 있었을 텐데도 행적을 쫓는 흐름이 상당이 깔끔했다.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모습들이 아닌 우리의 컴퓨터 화면들이 등장하는 데서부터 오는 신선함이 영화 끝까지 각 프로그램들을 잘 활용해 내면서 시각적인 긴장감과 스릴을 더욱 느끼게 한 것 같다. 

흐름이나 스토리의 이해에도 전혀 해가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익숙한 화면들이기에 집중도 잘 됐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 환경이나 모습들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직 인물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더욱 그 스스로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걸 순 기능이라 해야 할지...?


 결론적으로 스토리 내에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보탬이 되었던 것은 결국 마고 킴의 인터넷 흔적들이었다. 마고 킴이 인터넷에 남겼던 다양한 족적들이 결국 그녀 스스로를 구한 샘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궁금증도 던질 수 있었다. 


 옳은가? 무엇이?


 물론 어느 정도 패스워드를 예측할 수 있었던 입장인 아버지였기에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사실 패스워드 하나 뚫은 것이 뭐가 그리 어렵겠는가? 나의 사생활이 하나하나 노출되어 버리는 인터넷 세상 속에서 나라는 인물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라는 것을 알았다. 너무나 쉽게 개방되는 세상에서 나는 어떤 인물로 존재하는지 궁금했다. 마고의 행적 역시 추적하는데 상당히 쉬웠던 것처럼 나 역시도 그렇지 않을까?


 실제로 인터넷 평판이라는 것이 있단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떴던 키워드로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대기업에서는 면접자들의 인터넷 행적들을 살펴보며 그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한다고도 했고 이제는 내 모든 소스들이 빅데이터 속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간혹 몇몇 서치 엔진 속에서 검색자의 심리 상태를 몇몇 키워드를 통해 예측하고 그에 관련된 관심거리를 던지는 장면들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이면에는 이러한 두려움들이 내재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속에서 이슈가 되고 싶고, 인터넷 속에서는 뭔가 색다른 인물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욕망 또한 마고 킴 실종 사건이 거대화되면서 드러난다. 이 부분도 어딜 가나 똑같다 싶다. 조금이라도 될 것 같다 싶으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빨을 드러내는 자들이 흉흉히 있는 세상이다. 안타깝고 슬펐다. 


 당신이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이 영화는 보여줄 것이다. 

 뻔한 클리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하지 않은 영상미로 당신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혹시 당신의 아버지가 아직 컴퓨터와 인터넷과 친하지 않다면 만약을 위해서라도 조금씩 가르쳐 드리는 것은 어떨까? (농담입니다.)


지저분한 욕망만이 가득했던 모 사회 영화보다는 아버지의 남다른 노력이 담긴 <서치>를 오늘 한번 검색해 보라. 그리고 끌린다면 영화관에서 그 사실을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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