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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Sep 06. 2018

이런 업그레이드는 어때요?

영화 <업그레이드>

 이제는 나의 최애 제작사 중 하나가 된 블룸 하우스. 늘 특별한 시도와 더불어 색다른 공포를 선사해주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에 맞는 이야기들이 스크린을 통해 보이고 있으며 이제 로고만 봐도 궁금증이 먼저 생기는 것 같다.  최근 가장 감명 깊게 봤던 작품은 영화 <겟 아웃> 내용부터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상당히 신선했고 놀라웠던 작품이다. 


 영화 <업그레이드> 제목만큼이나 업그레이드됐을 블룸 하우스의 역작을 기대하며 영화관을 찾았다. 무엇보다도 공포 영화 제작사의 첫 액션 작품이 아닌가? 역시나 색다른 느낌이 강했고 역시나 그 자체만으로 존재감이 넘쳤던 것 같다. 


 이 영화 한번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멀지 않은 미래 사회가 그 배경이다. 발전하는 미래 산업과 여전히 과거의 향수에 젖어있는 두 세대의 과도기 속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고 있는 주인공 그레이 트레이스 (로건 마샬 그린 역) 그는 코발트라고 하는 대형 미래 산업 회사에 발을 담고 있는 아샤 트레이스 (멜라니 밸레조 역)와 부부관계로 단란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들의 삶에 괴한의 습격이 끼어들면서 아샤는 살해당하고 그레이는 척추가 끊어지는 사지마비 진단을 받아 하루하루 죽음만 고민하는 인생으로 뒤바뀌게 된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기회가 바로 "스템". 에론 킨(해리슨 길벗슨 역)이 오너로 있는 최첨단 미래 산업 회사에서 개발한 초소형 칩으로 끊어진 신경계를 연결해 온전히 원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해준 장치. 그레이는 잠시 고민하지만 결국 이 장치를 몸에 이식하고 사지 마비를 이겨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시작이었으니. 


 

 더 이상 스토리 이야기를 했다간 큰 스포가 될 것 같아서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꽤나 신선한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리 많지 않은 예산을 가지고 (블룸 하우스 만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이 정도의 느낌을 살려낸다는 것도 늘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짧게 이야기하면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인데. 어찌 보면 미래 관련 소재에서는 허다하게 많이 나온 클리셰가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그 방향이 특별했고 마지막까지 누가 더 나쁜가에 대해 판단하기 급급했던 것 같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지만 액션은 "쌈박"했다. 주인공을 맡은 로건 마샬 그린의 연기가 아주 수준급이었다. 사지 마비의 상태를 연기할 때도 감탄했었는데 "스템"을 이식받은 후 그의 모습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행동적 모습이 아니라 로봇에 의해서 통제받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마치 과하지 않은 로봇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만큼 칩의 신호에 의해 작동하는 신체의 모습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인데 이런 연기를 끝날 때까지 펼치고 있으니 얼마만큼 노력을 했는지가 눈에 훤히 보였던 것 같다. 


 영화 <겟 아웃>에서 우리에게 깊은 공포를 선사했던 배우 베티 가브리엘. 그녀의 모습도 색달랐다. 아직도 <겟 아웃>에서 보여줬던 그녀의 소름 돋는 연기가 눈에 선한데 이번엔 다소 공포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만나게 되니 어색한 감도 없지 않아 있더라.

눈 아니었으면 못알아 볼뻔...


 그렇다고 공포를 놓쳤느냐?


 글쎄 나는 아니라고 본다. 역시다 블룸 하우스답게 무서웠던 것 같다. 뭐, 공포영화기에 당연히 무섭다는 느낌이 아니라 집에 돌아와 곱씹어 보면 느껴지는 공포 말이다. 이제 인류의 가장 큰 적은 인류가 아닐 것 같다는 예상들을 심심찮게 사회 일면들 속에서 보게 된다.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이 우리를 집어삼킬 것 같다는 느낌은 나만 드는 것일까? (이런 말도 스포가 되려나?)



 사실 지구가 만들어 낸 것이 인간이라면 그 지구를 집어삼키려 드는 것도 인간이기에 그 벌을 언젠간 우리도 받게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상상도 해본다. 여하튼, 그러한 면에서 <업그레이드>가 보여주고자 했던 공포를 나는 이미 맛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전달되는 현실적인 공포도 매력적이다. 


 물론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여전히 B급적인 요소들이 가미되어 15세 영화 치고는 너무나 잔혹한 장면들을 (이것도 특징이니까..) 그대로 내버려 뒀다거나, 조금 의미 있어 보이게 던져놓은 떡밥들을 회수하지 못하고 끝마무리를 맺었다던가, 다소 과해 보이는 반전들이 후반부의 충격적인 부분들을 감소시켰다거나 이런 부분들은 조금 아쉽지만 영화 설명 내내 말했던 그놈의 "아드레날린" 그래, 액션을 보고는 충분히 느꼈고 만족했다. 


 스토리도 신선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완벽했다. 그들이 보여주고 싶었던 미래 세계의 모습도 좋았고 어느 정도 현실성 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블룸 하우스 다운 공포가 엿보였으며 첫 액션 영화 치고는 상당히 수작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만 과한 장면들 속에 속이 좀 역겨울 수도 있으니 감안하고 봐주기를 당부한다. 


 나는 이번에도 상당히 즐겁고 흥미롭게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이에 만족한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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