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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15. 2019

랄프, 녀석이 홀로 서는 법

영화 <주먹왕 랄프 2>

상상력, 그 이상을 보여주는 디즈니. 

상당히 많은 캐릭터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하나하나의 캐릭터들이 가지는 색다른 매력은 

디즈니의 주가를 상승시키는데 큰 몫을 했음이 분명합니다. 

경쟁도 치열했을 것 같네요. 어떤 녀석이 스크린에 등장할지 그 안에서도 참 많은 캐릭터들이

죽고 살았겠죠? 그 안에서 당당히 뚫고 나온 녀석이 12년도에 등장했던 주먹왕 랄프입니다. 


주먹왕 랄프는 역시나 신박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스크린에 등장했습니다.

오락실의 운영시간이 끝나면 오락실 안의 캐릭터들은 무엇을 할까?에서 시작한 거죠.

녀석들은 멀티탭에 모입니다. 진짜로요! 

그 안에서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죠. 궁금하다면 밤에 한번 멀티탭을 분해 보시기 바라요.


랄프는 그 안에서 소위 왕따였습니다.

랄프는 악당이었거든요.




다 고쳐 펠릭스라고 하는 게임에 등장하는 랄프는 다 고치는 펠릭스를 위해서 다 부시는 역할을 합니다. 

빌딩을 부시는 랄프를 펠릭스가 황금 망치를 들고 뚝딱뚝딱 고치게 되죠. 

그러다 보니 악당인 랄프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멀티탭 속에서 만나는 다른 캐릭터들과의 관계에도 마찬가지죠. 

다들 주먹만 큰 푼수 랄프를 싫어하고 멀리합니다. 그러기에 랄프는 자신의 게임에서 도망쳐 다른 게임으로 난입합니다. 거기서 슈가 러쉬라는 레이싱 게임의 독특한 캐릭터 바넬로피를 만나게 되죠. 

바넬로피를 도와주면서 랄프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습니다. 


여기까지가 1편의 스토리입니다.

그리고 지금 랄프는 다시 스크린에 등장했습니다.

그때보다 더 신선한 세계를 이끌고 말이죠.


이제는 오락실 게임에서 벗어나 우연히 멀티탭에 연결된 와이파이 공유기를 통해서 

인터넷 세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바넬로피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슈가 러쉬에서 랄프가 만든 임의의 코스를 주행하다가 

그만 슈가 러쉬 게임기의 핸들이 고장 나게 되고 주인장이 핸들의 가격을 보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다가 게임을 없애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큰일이니까 이들이 인터넷 속 e-bay에서 직접 이 핸들을 공수해보기로 한 겁니다. 


이때부터 영화는 상상력으로 가려졌던 두 캐릭터의 내면적 갈등을 조명합니다.




 랄프는 의존적이었습니다.

주변의 평판도 회복됐고 이제는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이해했지만 바넬로피가 없으면 삶이 재미가 없습니다. 바넬로피는 매일 같은 삶의 반복에 질렸습니다.

늘 똑같은 코스, 각종 장애물까지 전부 기억해버린 그녀의 레이서로서의 삶은 따분하기 그지없었죠. 


 랄프에게 인터넷 세상은 너무나 변수가 많고 두려웠습니다. 바넬로피를 어서 다시 작은 멀티탭 속으로 

또 그 오락실의 바운더리로 데리고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바넬로피는 더 넓은 세상의 자신의 성향과 딱 맞는 레이싱 게임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둘은 너무나 친했지만 바라보는 방향은 달랐습니다. 손은 잡고 있었지만 시선이 같지는 않았죠. 



여러 우여곡절 속에서 랄프는 한 번 더 성장하게 됩니다.

이제는 혼자서 다시 걸음을 내딛고자 한 것입니다.

친구라는 명목으로 붙잡고 있었던 그녀의 인생을 다시 그녀에게 돌려보내고 

그 속에서 결국 자신만을 바라보던 이기적인 랄프 스스로를 깨 내었습니다. 



가끔,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가 붙잡고 있는 것들을 놓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어느새 내 마음속에서 너무 커져버려서 

이거 놓치면, 안되겠는데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마음속을 가득 채웁니다. 


아웃포커싱에 대해서 아시나요?

하나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주변의 시야가 흐려지는 효과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 많이 쓰곤 하죠?

이쁩니다. 찍으면 진짜 이쁘게 나오거든요. 

그런데 우리의 삶이 늘 아웃포커싱이면 아쉽잖아요. 아니, 안될 때도 있잖아요.


주변에 아름답고 멋진 것들이 널려 있는데 하나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하나에 시선이 붙들려있다면 

그건 진짜, 아닌 거잖아요. 그것을 내려놓을 때 보이는 아름다움을 놓치면 안 되잖아요. 



랄프가 바넬로피에게 이야기합니다. 


“세상이 널 기다리잖아.”


랄프의 말 한마디가 랄프의 완전한 성장을 말해주는 것처럼 

오늘 여러분의 손에 쥔 것들을 바라보세요.

혹, 그 속에서 무던히도 나를 붙잡고 흔들었던 것이 있다면 


“세상이 나를 기다리기에” 


그것들을 놓아보는 건 어떨까요?

영화, 주먹왕 랄프 2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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