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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Dec 02. 2019

RE-WRITE : 여행의 이유 #1


Chapter 1. 추방과 멀미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 p19




여행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지만

김영하 작가에게 여행은 글과 많은 연관이 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의 호흡을 느끼기 위해 펼친 책의 첫 제목이 추방이라니.

제대로 된 어드벤처 서적을 찾았구나 하는 조급한 설렘이 찾아왔다.

책을 찾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이론적인 답을 발견한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여행이라는 것은 목적을 수반할 때가 많다.


아니야, 나는 그냥 쉬러 가는 거야.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쉬는 것도 하나의 목적이 된다.

만약에 소위 힐링을 하러 해외에 나갔다고 해보자.

그러나 날씨의 이유 때문에 비행기가 결함이 되었거나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렸다면?

예약했던 부분들이 성사되지 못하고 급박한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면?

소매치기를 당했거나 휴대폰을 분실했다면?

후에 이 모든 일을 웃어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당시에는 힐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 뻔하다. 돌아와서 친구들에게 “차라리 집에서 게임이나 한판 더 할걸 그랬어.”라고 한탄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여행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목적이 있다.

그 어떤 것을 얻어서 다시 돌아올 곳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작가 역시 목적을 위해서 여행을 떠났지만 당황스럽게도 “추방”을 당했다.

평범한 일반일이라면 쉽게 경험 할 수 없는 일을 당했기 때문에 어처구니없고 황당했으리라.

그러나 작가는 그 어떤 것을 얻었다.

투철한 직업정신에 의거 한 권의 책에 서두를 장식할 짜릿한 소재를 얻었고

더불어 또 하나의 삶의 지혜를 얻었다.


실패하는 여행은 없다.

과정이 있을 뿐이다. 경험이 존재할 뿐이다. 내 공간, 나의 안락함을 잠시 포기하고

완벽하고 투철한 계획의 테두리에 보호받고자 세계 어딘가를 향해 뛰쳐나갔지만 부딪히는 말도 안돼는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여행의 본질적인, 그리고 숨겨진 목적을 달성한다.


그곳에서, 그 순간에서 우리는 반드시‘그 어떤 것’을 얻어온다.




"추구의 플롯" – p21





내면적인 추구과 외면적인 추구가 있다고 한다.

소설로 비유하자면 주인공이 드러내놓고 추구하는 것이 외면적인 추구이다. 내면적인 추구는 자신도 잘 모르는 사이에 추구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바랄 것인가 혹은 보이지 않는 것에 또한 만족할 것인가.위에 말했던 표면적 여행의 이유는 외면적 추구가 될 것이다.


내가 가서 해야만 하는 것. 실패라는 경우의 수까지도 계산해서 철저하게 짜 놓은 나의 계획.

그러나 그 사이에서 수도 없이 많은 변수로 고생하고 포기했다 하더라도 나도 모르게 내가 생각해 낸 깨달음. 그것이 내면적인 추구가 될 것이다. 삶에 있어서 무엇이 더 중요할까?


어디의 손을 들어 줘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예상하고 분석하는 삶이 마땅히 재밌어 보이지 않는 나에겐 내면적인 추구 쪽이 조금 더 즐거워 보인다. 외면적 추구를 하며 살아가다보면 얻어지는 귀한 깨달음이 내면적 추구라니 잃을 것 없는 삶의 항해길이 아니겠는가.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p51




여행은 그런 것이리라.

당시에는 속이 꽉 막혀서 주름살이 하나 늘어서 돌아왔을 정도로 고단하고 어려웠지만 돌이켜 보고 곱씹어보면 그 속에서 나도 모를 향이 나는 것. 그때의 경험이 삶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원했던 방향은 결코 그것이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것이 되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밥을 먹다가 기억이 나고 술 한 잔에 떠올려지는 것이다.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그날의 선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웃고 떠들 거리가 하나 더 느는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여행을 하나 보다. 지금의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름을 찾아 가지만 나를 다시 발굴하고 돌아오며 어쩌면 일상 속에서의 만족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하나 보다.

나는 여행을 떠난 지가 꽤 오래 되어서


내 울타리가 더욱 견고해지고만 있는데 오늘 밤 홀로 메이즈 러너의 주인공 “토마스”처럼 이 미로같은 울타리를 벗어날 근사한 계획을 짜고 또 철저하게 무너질 준비를 하며 잠들어야겠다.


이미 짜릿한 여행을 경험했던 멋진 당신들!

내일 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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