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ovi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an Jan 03. 2020

RE-WRITE :여행의 이유 #6


Chapter 6. 그림자를 판 사나이


"주인공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림자가 없어 더 큰 고통을 겪었던 것이다.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성원권이 없다면 이 주인공처럼 외롭고 쓸쓸할 수 밖에 없다." -128p





한 사내에게 어떤 남자가 찾아왔다.

"당신의 그림자를 나에게 파시오. 대신에 무엇이든 꺼낼 수 있는 행운의 자루를 주겠소."

남자는 흔쾌히 그에게 그림자를 팔고 행운의 주머니를 손에 넣는다. 남자에게 그림자는 사실 효용 가치가 전혀 없는 불필요한 아니,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 어떤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림자가 없다는 특이함 때문에 남자는 "사회"에서 배척당하기 시작한다.


누군가 나에게 거대한 부를 줄테니 그림자를 팔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하게 될까?

공기를 가져간다는 것도 아니고 심장을 떼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림자를 달라고 하면.

나 역시도 사나이처럼 흔쾌히 그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철저히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그림자가 없다는 특이점은 세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배척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책 속의 내용처럼 조선시대의 백정들, 나치에게 고통받던 유대인, 성숙하지 못했던 미국의 과거 속 흑인.

그들은 그림자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사회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인식 속에 잡였던 다를 것 없는 생물학적인 인간이었다. 이들에게는 성원권이 없었다.


그림자에 빗대서 많은 것들을 납득시키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림자를 소유하고 있는 자들에게는 그림자가 있다가도 없다가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조차 없는 자들에게는 책 속의 내용처럼 인간이 아니게도 되는

여행자는 그림자다.


세상 어디를 떠돌아다녀도 나를 나로서 인정하는 나의 본체가 분명히 있다.

그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고통이다.

돌아 올 곳이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철저히 관찰자 시점이 되어 세상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속해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한 것이다.


여유와 낭만

행복과 기쁨

경험과 지혜

여행 속에서 얻어지는 모든 순간들이

그림자로서 얻었던 자유로운 시간들이


결국은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만들어주는 땅과 속한 사회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라라는 국한적인 세계를 떠나서 그 공간이 어디가 되었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것은 사실 납득할 수 없는 정답이며

결국은 남아 있기에 떠난다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여행이라는 것을 통해 얻어지는 지혜는

굳이 떠나지 않아도 오늘의 나를 더 바라보게 한다.


나의 그림자는 여전히 내 발치에서

나를 비스듬하게 따라 하고 있다.

저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나를 따라 하지만

참 소중한 녀석이다.


내일도 역시 소중한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다.

#여행#여행의이유#책리뷰#책추천#책후기#김영하#여행이란#여행하기#여행가기#여행으로

#그림자 #그림자를판사나이 #그림자의존재 #성원권 #나를 #나로 #정의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RE-WRITE : 여행의 이유 #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