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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13. 2020

RE-WRITE : 여행의 이유 #8


Chapter.8 노바디의 여행


"특별한 존재가 되는게 게 아니라 그저 개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여행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 관계없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자', 노바디 일 뿐이다." - 155p




아무것도 아닌자가 된단다.

그래서 노바디의 여행인 것이다.


지구의 측면에서 보면 한반도라는 조그만 땅 덩어리에 그것도 남부의 반쪽짜리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범위는 정말 작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더 작은 땅을 가진 나라도 있지만 말이다. 이 작은 땅에 북적북적 5천만의 국민들이 각자 나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속에 나도 있다. 나 역시도 마치 나무의 가지마냥 많은 줄기들과 엮여서 숲을 이루고 있다. 나는 그래서 이 땅에서는 쉬이 노바디가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도 멀리 떠나는 것이 가능하지만 같은 한국말을 쓰는 우리나라라는 공간에서는 마음적으로 노바디가 되기 어렵다. 내가 아는 사람 단 한명도 없는 공간일지라도 우리는 기어코 내가 아는 사람들 속에서 노바디를 탈피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한번쯤은 벼랑 끝으로 몰아 누구도 알지 못하는 노바디가 되 보아야 한다.


여행은 여행자를 철저하게 노바디로 만들어 준다.

특히나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를 기어코 피한다면 더욱 좋다.

만약 당신이 분쟁국가에 우연히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그 분쟁의 현장에서 그곳을 실시간으로 담는 한명의 관객이 될 것이다. 분쟁국가의 국민에게는 삶이요, 현실이지만 여행자인 당신에게는 그저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당신이 관여하지 않아도 되며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당신에게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당신은 노바디이고 당신 역시 그들에게 노바디이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많아 질수록 나의 성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다시 노바디가 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미 익숙해진 관계들을 다시 정리하고 끊어내며 스스로를 노바디로 만들어 정신적인 쉼을 허락해 주기가 참 쉽지 않다.

불필요한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그 이후의 공허함이 두려워서 일까.


그래, 요즘 말로 아싸가 되보는거다.

성장하고 성숙하려면 인생에서 그곳이 여행지가 되었든, 나의 삶의 현장이 되었든

나에게 필요하다면 아무것도 아닌 자. 노바디가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노바디가 되어서 뒤로 물러서서 그들의 호흡을, 방향을, 온도와 나아가는 곳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Somebody VS Nobody





'노바디의 여행' 챕터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이야기는

섬바디 인 사람과 노바디 인 사람의 대립점이다.


지난날 강의를 하면서 성취감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꼭 했던 말이 있다.


"인간에게는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존재한다."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었다.

이 욕구를 통해서 사람들은 동기부여를 받기도 하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한번 타인에게 인정받으면 일련의 과정이 재밌어지기도 하고 탄력을 받게 된다.

성장기의 아이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이런 욕구가 폭발한다.

이때에 잘 다져진 사람들은 욕구 속에게 강하게 성장하고 한번 맛들린 성취감에 매달려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이런 욕구를 통해 인정이 쌓인 사람들에게는

어딜 가든 자신을 섬바디로 소개하고 싶은 것이다.


그곳이 대한민국이 아니라 외국이라 할 지라도

나의 직업을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종종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배우나 개그맨들이 외국인들에게 자신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혹은 개그맨으로 소개하며 웃음을 주는 장면들이 생각난다. 이것은 비단 이런 상황 속에서 그들이 취한 재밌는 한 장면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부분이다.


에라, 알게 뭐냐.


그냥 우리는 섬바디가 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한다. 거기에 몇가지 향신료를 가미 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에게 나라는 사람을 드러낼 맛들어진 소개가 될 것이며 그들의 눈빛과 반응을 통해 인정받고 싶은 것일 테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행 중에 철저히 노바디라는 것은 인지하고

그곳에서 우린 스스로 노바디가 되어 노바디로서의 삶을 배워야만 한다.

의미 없는 껍데기 뿐인 섬바디가 아니라 내면이 알찬 노바디가 되어야 한다.


내 인생에서 두보, 세보.

관계속에서 두보, 세보 물러서면 결국은 나라는 사람은 별거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나는 매일의 삶에 겸손 할 수 있다.


한번 드러난 나의 외적 모습은 쉽게 깨끗해 지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접어낸 나라는 사람의 자아는 접히면 접힐 수록 단단해 질 것이다.

노바디의 삶은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이 필요해요." 라는 전제를 가지고

조금 더 겸손히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를 가지게 해 줄 것이다.


늘 의기 양양한 섬바디가 될 것인가? 뭐, 그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싸" 다운 "아싸"가 되어서

당신의 이야기나 들으며

오늘도 당신은 나보다 대단한 삶을 살고 있노라, 당신을 섬바디로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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