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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31. 2021

RE-WRITE : 강신주의 감정수업 #19


Chapter 18. 멸시


* 사랑이라는 감정의 막다른 골목 *

"멸시란 미움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다." - 201p



미움이라는 것이 한번 마음을 좀 먹기 시작하면 스피노자가 이야기 한 것 처럼 정당한 것 이하로 대상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멸시라는 감정은 지독시리 무서운 것 같다.


과거에는 폭력이 육체적인 부분에 한정되어 있었다.

육체적인 폭력은 자극적이고 또 가시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격분하고 반대했다. 그러나 그 속에 가리워진 정신적인 폭력은 현대사 속에서 최근이 되서야 크게 이슈가 되고 많이 다듬어져 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멸시가 정신적이 폭력에 해당하지 않을까.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가 싫어질 때가 있다. 이 문장에는 어패가 있는데 아무 이유 없는 미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젠가 느낀 어떤 순간의 부정적인 기억이 누군가를 통해 상기 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의 어떤 순간이 내 마음 속의 아픔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혹은 내가 사랑하고 의지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싫어하고 있기에 나도 같이 싫어질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이에 씌워진다는 콩깎지는 아이러니하게도 미워하는 사람에게도 동일한 것 같다. 미움이 곧 멸시가 될 때 우리는 아무 이유 없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상대방이 싫어진다. 멸시가 폭력이 된다. 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폭력이 된다.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게 된다니, 얼마나 끔찍한가.


무엇보다 제일 가슴아픈 멸시의 순간은 내가 미친듯이 사랑했던 대상이 어느 순간 멸시의 대상으로 변해있을 때인것 같다. 자극적인 것을 사랑하는 세상이기에 미디어와 네모단 틀 안에는 항상 멸시가 담긴 사랑 내용들이 핫하다. 스토리가 기가 막힌데 사람들은 그 기막힘에 목말라 있는 듯 하다.


분명 뜨거웠던 그들인데,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고 기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 노력했던 이들인데, 어째서 멸시의 순간에 빠져버렸을까. 그들에게도 이유는 있다. 그러나 이 이유를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걸어나가면 결국은 끔찍한 폭력만이 낭자할 뿐이다.


나는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전적으로 감정에 치우쳐 생각해보자면 결혼은 어리석은 결속이다.

많은 학자들이 사랑에 대해 과학적으로 감정을 분석해 보면 사랑이라는 것은 결코 길게 유지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결혼은 사랑하는 두 명의 사람이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엄숙한 선언을 하는 행위이기에 비논리적이다. 언제까지고 사랑하는 사이는 드물다. 없다고는 못하겠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있을 수 있겠지만 결코 흔하지는 않다. 평생을 사랑하겠다 라는 말의 무게를 깊이 이해하는 결혼이 몇이나 될까. 나 조차도 그 무게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 할 수가 없다.


사랑이라는 것은 무한하나 또 유한해서 우리가 계속해서 주시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칫 내가 사랑을 빙자하여 앞서 이야기 했던 끔찍한 감정의 채찍을 들 수도 있고 오늘과 같이 멸시를 해댈 수도 있다.


또 사랑을 놓칠 수도 있고 아예 지워버리게 될 수도 있다. 네모난 틀 안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사랑에 대한 정의를 하나와 하나 사이의 기억 속 뜨겁고 아름답던 순간만으로 못 박는 것을 그만 두고 이제는 확장해서 삶 자체에 이식하는 연습과 반복을 해 나가다 보면 모든 순간들을 사랑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계속해서 닦고 빚어 나가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한 순간 찾아온 콩깎지처럼 한 순간 멸시깎지가 찾아오지 않게 말이다.


뿐만 아니라 내 주변까지 사랑의 영역을 넓히고 대상을 확장해서 보듬는 이상적인 삶을 꿈꿔본다.

지금처럼 둥근 내가 계속해서 둥글기를 바래본다. 누군가에게 멸시의 뾰족날을 세우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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