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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30. 2021

RE-WRITE : 강신주의 감정수업 #18


Chapter 17. 동경


* 한때의 기쁨을 영속시키려는 서글픈 시도 *

"어떤 사물을 소유하려는 욕망이나 충동!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사물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은 결코 소유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욕망이다 충동" -162p




109살이 된 노인 여성 콘수엘로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동경을 바라볼 수 있다.

109살이다. 자그마치 109살. 그녀는 그녀의 기억 속 어딘가에 있었을지 모를 젊은 남자와의 사랑을 꿈꾸고 자신의 젊었던 시설을 빗댄 여성을 상상으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순간 순간들을 동경하기 시작한다. 그 시간들을 소유하고 싶고, 그 남자를 소유하고 싶지만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 한켠이 저릿하다.


109살의 노인에게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론적으로는 허허 웃으며 세상 다 살았다는 눈빛으로 지나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나약해진 육체, 따라주지 않는 사고. 어떻게 보면 껍질 속에 갇혀버린 젊은 청춘의 삶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니, 참 지옥일 수도 있겠다 싶다.


어느날 부터인가.

나이를 먹는 것을 까먹는다 셨던 어른들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서글펐다. 나 역시도 이제는 나이를 먹고 있구나. 정직하게도 생물학적으로 늙어가고 있구나를 부정할 수 없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생각해 봤다. 40살이 되고 50살이 되도 내가 아직 20대의 시절에 머물러 있다면 지금보다 더 늙어버린 육체와 굳어진 사고 속에서 나의 자아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콘수엘로는 다시 반복하지만 무려 109살이다. 그녀가 만약 20대의 시절을 떠올리고 있다면 89년 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때 그녀의 삶과 지금의 삶을 비교해 본다면 얼마나 경악스러울까. 지금 저 책속에서 그녀가 만들어낸 젊은 여성 "아우라"와 이 아우라를 탐하는 젊고 매력적인 남자 "펠리페"와 같이 우리도 혹, 더 먼 미래에 이런 삶들을 동경하고 그리며 안타까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아차, 싶은가?



"한마디로 몸을 움직이는 데 별다른 불편이 없는 사람이 과거를 동경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절정에 사로잡힌다는 것은 현재의 삶을 살아내지 못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의 삶과 직면할 때에만 우리는 새로운 삶의 절정에 이를 수 있다." - 198p




다행히 나는 아직 별다른 불편이 없다.

물론 이른 나이에 수술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괜찮다.

그리고 참, 안타깝게도 나의 일생의 빛나는 경험들은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고 아직도 나의 동경은 그때에 멈춰있다.


내가 40이되었을 때 30대의 찬란함을 기억하고 50이 되었을 때 40대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항상 새로운 절정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오늘을 달려가는 수밖에 없다.

육체라는 것이 나를 옭아매고 오늘의 지침이 나를 무겁게 만들어도 아직 나는 109살이 되려면 멀었고

109살에 구름을 보며 과거를 떠올리고 즐거움 속에 그림을 그리는 삶을 위해서라면 오늘의 절정을 빗어낼 필요가 있다.


그땐 그랬지, 그땐 참 좋았는데.

과거형으로 마무리되며 술안주, 독한 향기에 목구멍을 넘기는 하나의 사연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지금 과감하게 짠하고 박력있게 삼겨 넘기며 주변 사람들과 환호를 지르는 그런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가 기억난다.

세간에 많은 이슈를 낳았던 드라마였다. 여러 대사들 중에 단연 머릿속에 기억되는 대사는 박새로이가 아버지와 마주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술자리 장면에서 나온다. 아버지가 묻는다.

"술 맛이 어떠냐"

새로이는 대답한다.

"달아요."

아버지는 옅은 미소와 함께 새로이에게 인생에 있어서의 교훈을 던진다.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였다는 거야."


당신의 오늘 하루는 달았는가, 썼는가?

인상적이었는가, 그저 그랬는가?

어제를 동경하지 말고 내일을 동경하자.

내일의 설렘을 안고 돛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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