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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Feb 02. 2021

RE-WRITE : 강신주의 감정수업 #20


Chapter 19. 절망


*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는 치명적인 장벽 *


"절망이란 의심의 원인이 제거된 미래 또는 과거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슬픔이다.

(....) 공포에서 절망이 생긴다." -212p



절망이라는 감정을 쉽게 다른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절망은 말 그대로 '절망'이다.


스피노자가 이야기 하고 있는 것처럼 공포의 일환인 절망은 오히려 근본적인 공포가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한편으로는 사람에 치명적이고 끔찍하다. 인간은 하필 무한히 상상할 수 있어서 절망에 빠지면 정말 무한히도 상상한다. 부정적인 알들을 계속 낳고 부화하고 커지고 진화한다. 절망이 한번 휩쓸고 간 자리는 마치 메뚜기 떼가 휩쓸고 간듯 어느 하나 제대로 남지 않고 공허하기만 하다.


어떻게 하면 절망을 밀어낼 수 있을까?

내 마음을 개운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문제에 대한 답을 쉽게 내릴 순 없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한가지는 저마다 자신 만의 절망을 다스리는 특별한 방법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 일종의 방법이 없다면 우리네 인생은 절망에 물들기 쉽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아름답게 보이듯 삶에 언저리에 절망이 있기에 지금 누리는 행복이 아름다워 보일테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봤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만약 절망의 자리가 있다면 그것은 내 절망의 해소와 동시에 찾아온 타인의 절망적 순간이 아닐까 싶다. 마치 오늘 '절망'이라는 챕터 속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의 두 남녀 처럼 말이다. 문맹이라는 자신의 치부를 밝히기 싫었던 한나와 그런 한나에게 항상 책을 읽어 테이프를 전했던 미하엘. 오직 한나와의 추억이 삶의 전부였기에, 과거 그녀에게 읽어주던 책 속에 담긴 향수들을 놓친다면 금방이라도 삶에 절망 속에 빠져들어갈 것만 같았던 미하엘의 삶과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 거라 확신했던 마음이 산산 조각나 절망의 삶을 살고 결국 극단적으로 마무리 되었던 한나의 삶.

팽팽한 줄다리기가 보인다.


문맹임을 들키지 않기 위한 몸부림과 과거의 향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을 부정하는 미하엘의 삶. 어느 것 하나 무너진다면 다음 코스는 자연스럽게 절망이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 위한 발악이었지만 결국 한나는 실패했고 그녀의 삶은 절망의 늪 속에서 끝이나게 되었다. 넓게 이어진 관계의 줄들 속에는 내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보이지 않는 구역이 있다. 줄을 잡고 있는 상대가 느슨하다면야 괜찮겠지만 만약 팽팽하다면 너도 나도 자신의 절망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잔뜩 잡아 당기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절망은 관계를 먹고 자라고 또 어쩌면 혼자 세상을 전부 가진 사람이 더 아름다운 오늘을 살 것만 같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촛불처럼 존재하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절망이 찾아온다." - 218p



아이고.

마음이 저리다.


희망이 절망이 되는 것은 어쩌면 같은 '망'자를 사이에 둔 두 글자의 간격 만큼 짧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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