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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Feb 03. 2021

RE-WRITE : 강신주의 감정수업 #21


Chapter 20. 음주욕


* 화려했던 과거로 돌아가려는 발버둥 *

"우울하고 꿀꿀한 잿빛 아우라에 젖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잿빛을 탈출하려면, 과거 화려했던 그 시절, 에드먼드의 말대로 '인생의 정점'이었던 시절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니 술을 마실 수밖에." - 222p




음주욕이 감정 속에 끼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가도

현재 인류에게 가장 통용되고 있는 훌륭한(?) 욕망의 한 갈래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챕터 속 소설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도 이 음주욕에, 또 다른 욕구들 속에 사로잡혀 현재를 기가 막히게 망치고 있는 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삶과 술과 매일 동행하는 누군가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혹은 어떤 중독에 빠져 여전히 허우적 거리고 있는 어떤 이들을 지켜보면서 내가 내렸던 나만의 결론은 늘 안타까움을 동반했다.


인간은 특이하게도 다른 어떤 것에 의해 온전한 스스로의 통제권을 잃어버리게 되면 자신의 어떤 자랑거리들을 늘어놓고 자신이 마치 위대한 사람인양 높이는 말들을 주절거린다. 그 순간 만큼은 행복에 마지 않는다. 몇일 전 이야기 했던 감정 중에 "동경"과 비슷한 양상이다. 미래를 동경하기 보다 과거를 동경하는 삶은 항상 비참할 수밖에 없다. 충분히 오늘을 살아낼 건장한 신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음주욕"도 자신을 계속해서 과거로 보내버린다. 대단했던 시절, 멋졌던 순간들을 마주하게 만든다. 눈앞에 있는 것 같다. 내가 그날의 나인것만 같다.


"동경"은 어쩌면 어느 순간에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지만 "음주욕"은 깨달을 시간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중독이기에 정신이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다시 "음주욕"의 지배 속으로 알아서 찾아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음주욕"에게 지배당하는 순간이 현실이다. 어찌나 안타까운지.

통제가 가능한 욕망은 인간에게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다.


특히나 부정적인 욕망들은 더욱 합리적인 통제가 필요하다. 자신을 감추지 않고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선에서의 통제 말이다. 그러나 통제 되지 않는 욕망은 늘 인간의 삶을 타락시키고 끝없는 나락으로 인도한다.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처럼 더욱 무거워지고 더욱 빨라질 뿐 알아차리는 기적같은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이미 멈추기엔 늦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음주욕은 더 마음이 아프다.

개인의 마음 속에서 피어난 과거의 추억을 삼키다

그것을 그저 삼키기에는 써서

스스로 달다고 자위하며 마시는 독한 한잔에

과거를 현실로 만들어 비춰보는 인생이 어찌 아름다울 수 있겠는가.

본연의 감정에서 유발된 인생사 한 챕터가 아니라 어떤 것에 의존되어 쓰여지는 망가진 인생사의 한 구절이 되는 것만 같다.


과거의 영광이 어떠했든 상관없다.

"동경"과 같은 결론을 내릴수밖에는 없다.

당신이 오늘을 살아낼 충분한 힘과 여력이 있다면

우리는 과감히 내일을 이겨낼 꿈을 꿔야 한다.


누군가는 오늘 죽었다.

또 누군가는 내일 죽을 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내일 어떤 삶이 펼쳐질지 모른다.

과한 걱정과 고민을 할 필요는 없지만

내일이 무서워서 과거에 집착할 필요는 더욱 없다.

당신이 그려낼 힘만 있다면 내일은 검정색이 아닐 것이다.

당신의 도화지는 내일도 무지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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