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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Feb 22. 2022

RE-WRITE : 노는 영어 #2

노는 영어 - 노관평

노는 영어 따라 하기

A to Z




나는 단어 암기 때문에 영포자가 되었다




 본격적으로 따라 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는 챕터를 내가 전부 다 알려주면 안 되기에, 나는 눈에 딱 꽂힌 한 부분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당신도 굉장히 공감할 것이다. 아마 이번 글까지 보면 이 책이 당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참 영어 성적을 내야만 하는,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들에게 이 책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공부 방향성에 대해 심각한 자괴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 본인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언어적인 측면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단순히 학문과 문법의 향연이라는 것을 말이다. 실생활에서 결코 쓸 수가 없는 휘발성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즉각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단어"는 또 한 번 내 머릿속을 '땅' 때린다. 


 대한민국 청소년 중에서 영단어 암기 책 안 사본 사람 손?

 대한민국 청소년 중에서 영어 선생님에게 (학교든, 학원이든) 영어를 잘 하려면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들은 사람 손?


 위 두 가지 질문에 손 안 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지겹게 들었고 한 손에는 항상 토마토 토익 영단어장이 있었다. "하루에 다섯 개씩 외워야지~" 해놓고 외우기는커녕 한 달도 채 가지 못하고 포기한 게 부지기수다. 작심삼일을 타파하려면 삼일에 한 번씩 작심하면 된다며? 무슨 헛소리야. 작심삼일은 애초에 작심이 잘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붙여 놓은 말인데. 


 내가 이 책을 읽고 RE-WRITE #1편에 적은 이모부와의 사례를 다시 당겨와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쓴 단어. "UP", "DOWN" "CROSS"가 영단어를 굳이 외우려는 시도를 해야 알 수 있는 단어인가? 맞다고? 에에? 설마, 절대 아니다. 


"We're going down and usually people in the southern part of the country go up, so there's no traffic jam because they cross each other. Thank you for your concern." 


 자, 이제 무엇이 느껴지는가? 어디서 봤지? 무슨 영어 지문에서 문법이 맞았는지 찾는 거라든지? 혹은 긴 문단에 한 문장을 가지고 온 것 같지 않은가? 내가 말한 세 단어를 기깔나게 다시 한 문장으로 늘여 놓으면 이렇게 할 수 있다. 


 "저희는 하행이고 보통 남부 지방 사람들이 상행이어서 서로 교차하기 때문에 차가 막힐 일은 없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지어 한국어로도 이렇게 설명하지 않는다. 한국어로 위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 것 같은가? 


 "괜찮아요, 안 막혀요." "It's okey, there's no traffic" 


 이 정도만 해도 우리가 이제까지 해왔던 빌어먹을 단어 공부는 다 집어던져도 된다. 우리가 간과하는 게 있는데 어려운 영어 단어는 외국인들도 잘 안 쓴다! 정말이다. 외국인들조차 모르는 영단어가 많다. 영어의 조합을 봐라. 우리나라는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여 한 단어가 되는 배열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영어는 무조건 나열이다. A부터 Z까지 나열할 수 있는 조합이 상당하다! 


 한국인인 우리도 처음 듣는 단어들을 가끔 마주하는데 외국인들은 오죽하랴? 게다가 저들은 땅덩어리도 넓어서 우리나라처럼 사투리도 있고 억양이 다르다. 영어 듣기 평가를 기억해 보라. 호주, 영국, 미국, 동부, 서부 이 많은 발음들 사이로 단어까지 어렵게 사용하겠다고? 어휴, 꿈도 꾸지 마라. 


 당신이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정규 교육 과정을 밟았다면, 여기에 토익 경험이 있거나 영어에 몰입했던 시간이 3개월 이상 있었다면 더더욱 당신은 구태여 영어라는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 단어를 하루에 5개씩 외워야겠다는 험난한 여정을 이어갈 필요는 없다. 정말이다. 


  "배."


 내가 "배"라고 썼는데 내가 무슨 배를 말하고 있는가? 유추해 보라. 

당신은 글을 읽고 있기 때문에 전혀 모를 것이다. (맞춰도 내가 아니라고 하겠지?ㅋㅋ) 그러나 우리가 대화 속에서 말하는 "배"는 어떤 배인지 유추할 수 있다.(그 사람이 미쳐가지고 나처럼 이렇게 복합적 의미를 가진 단어를 띡 하고 말하지만 않는다면.) 적어도 3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 "배"의 다른 영 단어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그 외국인이 어떤 "배"를 말하는지 뉘앙스와 앞뒤 배열로 알 수 있다. 그것이 언어의 놀라움 아니겠는가?


 그러니 제발, 재미없는 걸로 무의미한 (물론 지속한다면 핵유의미할 수도) 시간을 보내며 자괴감에 젖지 말고 그냥 즐겨라. 얼마나 좋은가? 좋아하는 영어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 영 자막 속에 단어가 하나 나왔는데 궁금하다! 그래서 그냥 인터넷에 쳐보는 것이다. 유쾌한 순간 접촉되는 단어들이 오히려 그 장면을 사진처럼 남기게 하여 당신의 머릿속에 더 오래 남게 만들 것이다. 



 노관평 저자의 <노는 영어>는 여기까지다. 

공감도 많이 되고 어쩌면 같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영어라는 언어가 어렵지 않다는 자신의 견해를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한국의 영어 공부 문화를 바꾸고 많은 사람들이 이제 더 이상 공부로서 영어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한국말을 하듯이 영어를 해보면 어떨까. 그런 마음이 당신에게도 들었다면 영어랑 그냥 놀아라. 그 방법이 궁금하다면 작은 시간을 투자해 이 책을 쥐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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