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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26. 2017

레지던트 이블 그 대단원

영화 <레지던트 이블 : 파멸의 날>

솔직히 보기 전에 걱정이 좀 많았다. 무려 여섯 번째 시리즈인 데다가 마지막 편이기도 한 이번 영화 <레지던트 이블 6 : 파멸의 날>을 보기엔 내 기억력은 이미 먼 산언저리 끝에 걸려 있었고 다만 이 영화가 굉장히 명맥이 깊은 좀비 영화이자 내가 생각하는 액션 여배우 삼 대 줄 중에 하나인 밀라 요보비치의 작품이라는 것이 다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 가물가물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 전 편들의 스토리를 훑어보았고 영화 초반부에 친절하게도 전편 내용 들 중에 핵심적인 부분들을 특강(?) 식으로 집어 주어서 다행히 전반적인 이해는 크게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무턱대고 들이대지는 말고 나처럼 전편 내용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영화를 보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후기들을 보면 몰락해 가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중에서 역대급이었고 마무리 또한 괜찮았다는 평이 많았는데 나는 다소 불쾌했기에 이렇게 조금 상반된 내 의견을 적어보고자 한다.



 난 잘 모르겠다고 서두에 밝혔었다. 본디 시리즈물이라는 것이 첫 번째 작품 이후로 등장하는 후속작들이 잘 되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레지던트 이블도 일 편을 제외하고는 점점 내용적이나 연출 면에서 많이 아쉬운 평을 들었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편만큼은 역대급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밀라 요보비치 본인이 재밌을 것이라고 이야기도 했기 때문에 나도 꽤나 오래전부터 기대를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바이오 하자드라는 레지던트 이블 기반의 잘 나가는 게임이 있고 최근에 의도였는지는 모르지만 바이오 하자드 7이 게임으로 출시되면서 영화 쪽도 기대감을 더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액션은 인정이다. 밀라의 액션은 말할 것도 없고 긴박함에 대한 연출과 꾸준히 이어지는 러닝타임 동안의 액션들은 모두 만족할 만 했다. 또한 결말에서 마무리 짓는 내용적인 부분의 매듭과 나름 임팩트 있었던 반전까지 꽤나 준수하게 영화를 잘 만들어 냈다고 하겠다. 

 자, 칭찬은 이 정도로 하고 내 입장에서의 주관적인 비판을 좀 해보고자 한다.



먼저는 불쾌했다. 

 깜놀 구간이 너무나 많았다. 나는 사실 이 영화를 액션물이다 하고 봤는데 이런 면에서는 영락없는 3류 호러 영화였다. 좀비라는 소재를 이용했기 때문에 당연한 모습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너무 과했다는 느낌이다. 소리와 더불어 영상까지, 공포보다는 사람을 놀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불쾌하기도 하고 아쉬웠다.

 두 번째는 정신없었다.

 액션이 이어지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보긴 하지만 화면을 잡는 방식이나 앵글 자체가 너무 산만에서 몰입하기 힘들었다. 배우들의 멋진 액션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은데 교차했다가 휘저었다가 장면이 먼저 난리 블루스를 추니 눈동자를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 이 연출 기법이 레지던트 이블 고유의 특징이라면 뭐라 덧댈 말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액션을 있는 그대로 봤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마지막으로는 너무 빨랐다.

 마치 이제 이 지긋지긋한 스토리의 마지막이다! 빨리빨리 끝내고 쉬자! 우와 아아아! 이런 느낌이랄까? 너무 진행이 빠르다 보니 내가 다 허덕이게 됐다. 물론 그 속에서도 해소해야 할 것들은 해소하고 지나갔지만 정말 온리 밀라 요보비치 만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주변 인물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 등장하면 죽고 또 죽어나간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역시 기대 없이 봐야 얻는 것이 큰 법인데, 좋아하는 게임이자 또 영화 시리즈다 보니 얻고 싶은 것이 많았나 보다. 그러나 확실히 잘 매듭지었고 정말 오랫동안 지켜봐 왔던 하나의 작품이 마무리되어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좀비 영화들이 스크린을 찾을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좀비 영화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히며 영화계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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