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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Oct 05. 2017

색다른 느와르, 오직 그만이 가능했다.

영화 <범죄도시>

 일단은 내용면으로 봤을 때 2004년 금천구 경찰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시 중국의 동포들에 의해 점령당하다시피 한 금천구 경찰서 관할 구역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칼부림들을 단속하며 대대적으로 중국 조폭들을 소탕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그 작전을 성공시킨 일화를 배경으로 둔다. 

 모두가 그러했고, 나도 그러했듯이 아이러니하게도 배우 마동석 씨가 형사다. 중국 조폭 두목이 아니라 형사다. 그리고 눈물 나게도 배우 윤계상 씨가 중국 조폭 흑룡파의 행동대장이자 장원에서 올라와 서울에 상경하여 그 지역을 먹고자 덤비는 악역으로 등장한다. 나는 영화 내내, 그가 불쌍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방에 쓰러지는 몇몇의 조폭 엑스트라들도 전부 불쌍했다. 세상 참, 조폭이어도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 진짜.

  본편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원치 않으신 분들은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범죄, 범죄, 범죄. 
대한민국의 영화계는 현재까지도 온갖 흉악한 범죄들로 꾸며져 있으며 보다 자극적이고 보다 끔찍하게 대중들을 사로잡기를 원하는 듯했다. 이번에도 떡 하니, <범죄도시>라는 타이틀로 등장한 이 영화에는 그러나 요즘'것'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당신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동안 등장했던 느와르와는 느낌이 다르다.

 무엇이 다르냐고 묻는다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베테랑>이 낳은 ABC마트 사장님이자, 달리는 KTX에서 좀비들을 때려잡았으며 모 화장품 브랜드에서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화장품을 널리 홍보하셨던 우리나라, 대표 형님. 마블리 되시겠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았는가?



 일단은 내용면으로 봤을 때 2004년 금천구 경찰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시 중국의 동포들에 의해 점령당하다시피 한 금천구 경찰서 관할 구역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칼부림들을 단속하며 대대적으로 중국 조폭들을 소탕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그 작전을 성공시킨 일화를 배경으로 둔다. 

 모두가 그러했고, 나도 그러했듯이 아이러니하게도 배우 마동석 씨가 형사다. 중국 조폭 두목이 아니라 형사다. 그리고 눈물 나게도 배우 윤계상 씨가 중국 조폭 흑룡파의 행동대장이자 장원에서 올라와 서울에 상경하여 그 지역을 먹고자 덤비는 악역으로 등장한다. 나는 영화 내내, 그가 불쌍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방에 쓰러지는 몇몇의 조폭 엑스트라들도 전부 불쌍했다. 세상 참, 조폭이어도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 진짜.



  금천구 경찰서의 레전드, 중국 조폭들의 화해의 다리 역할을 하며 평화의 사도였던 마석도 형사 (물론 실제로 마동석 씨 같은 덩치와 성격의 형사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겠다.) 그가 유지하고 있던 이 평화는 장원에서 올라온 소위 '오늘만 보고 사는 X 아이' 장첸에 의해 산산조각 나기 시작한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장첸은 한 조직의 보스를 죽이고 세력을 넓히며 중국 조폭 조직들을 섭렵하기 시작하고 중간중간 토막 살인 등의 행위들이 사회에 밝혀지면서 마석도 형사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다. 

 장첸이 흡수한 중국 조폭 세력과, 그 구역을 담당하던 한국 조폭 '춘식이 파'의 황 사장, 그리고 금천구 경찰서 강력 1반의 마석도 형사. 이들의 3파전으로 후반부에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영화는 19세로 판명 받아 반열에 올라섰지만 내가 이제까지 봤던 19세 딱지가 걸린 한국 느와르들에 비해 잔인한 부분은 상당히 적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름은 유쾌했다.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에 답답하기 그지없고 세상 한탄만 하게 되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 <범죄도시>는 성공적인 소탕작전을 바탕으로 둔, 즉 해피엔딩의 끝을 가진 영화다. 그렇기에 충분히 유쾌하고, 즐겁다. 물론 사건 자체가 가볍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진중하게 이 사건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장첸'이라는 인물의 행동들을 통해서 당시 그 지역의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현재에는 그나마 다양한 언론들을 통해서 전달받고 어떤 소식이든 빠르게 퍼지는 세상인지라 덜했겠지만 2004년 당시에는 아마도 심각했으리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그러나 이런 모든 사건들을 포괄해 봐도 배우 마동석이 가지고 있는 유쾌함과 무게감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이에 즐겁고, 그이기에 재밌었다. 형사와 조폭이 바뀐 것 아니냐는 풍문만 봐도 그가 보여줄 연기와 영화 <범죄도시>를 사람들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지 않은가? 이런 기대감을 마동석 씨가 온전히 보여줬다고 본다. 그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고, 행복했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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