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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원 Jan 22. 2020

116. “연인에게 차이는 법”

모두에게 _ 연애위기사전31

 만약 당신이 평생 단 한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했거나, 지금 당장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하고 싶다면, 이 상황이 절대 이해되지는 않겠지만, 슬프게도 누구나 행복한 연애를 하지는 않는다. 사실이다. 나아가 연인과 어떡하면 빨리 헤어질 수 있을지, 어떡하면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으로 떠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절대 정당하지 못하다.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루라도 빨리 놓아주는 것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한 추억 때문에, 지나간 정 때문에, 받았던 사랑 때문에, 심지어 미련 때문에 그리고 찾아올 후폭풍 때문에 쉽사리 이별을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이별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별이란 한쪽 혹은 양쪽 모두에서 연인에 대한 이성적 매력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신이 먼저 연인에게 차가운 이별의 말을 전할 자신이 없다면, 잔인하지만 그리고 비도덕적이지만 먼저 그 말을 들어내자.


 이 글은 그런 치사한 방법을 알려주는 아주 ‘못된’ 글이다.


1) 일을 하거나, 약속자리에 나갔을 때, 연인에게 의도적으로 연락을 하지 말자. 당신에게 연인이 가장 뒷전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자. 연인에게 이미 마음이 떠버렸다면, 매우 자연스럽게 그러겠지만. 연락은 연인사이의 기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이유에서도 장시간의 연락두절은 정당화될 수 없다.


2) 연인이 평소 유난히 싫어했던 당신의 특정 행동들을 떠올려 가끔 그렇게 행동하자. 연인을 위해 참았던 당신의 사소한 습관들을 더 이상 참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당신의 모습을 사랑하던 연인은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이별을 느낄 것이다.


3) 연인을 자주 만나지 말자. 회사, 가족, 친구 등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자주 만나지 말자. 당신은 물론 연인도 일단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의 정리가 한결 쉽고 빠르다. 당신이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줄어버린 데이트 횟수가 당신의 마음을 대변해 줄 것이다.


4) 평소 전화를 자주했다면 전화하는 횟수를 줄이고, 항상 잠들기 전에 연락했다면 말없이 잠드는 횟수를 늘려라. 이는 1번과 일맥상통한다. 줄어버린 전화횟수와 배려 없는 연락패턴은 연인이 당신의 식어버린 마음을 판단하는 가장 쉬운 기준이다.


5) 일이나 취미 등 다른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라. 그게 연인과 데이트를 해왔던 주말이라면 더욱 효과적이다. 당신의 그런 모습을 보고 연인은 당신에게 지금 자신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고 쓸모 없는 일을 하지는 않길.


6) 당신과 연인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했던 과거연애나 과거사건을 들먹이면서 따지자. 그 순간 연인의 눈에 당신이 가장 미련하고 무능해 보일 것이며, 함께 그리던 미래를 지우게 된다.


7)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불안함을 드러내자.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확신하지 못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연인은 당신에게 차이기전에 먼저 당신을 찰 것이다.


 참으로 비겁하고 치졸하다. 하지만 남녀사이란 원래 유치하고, 연애란 원래 비효율적인 행위이다. 위 방법들을 최대한 빠르게 사용하고, 최대한 빠르게 연인을 놓아주자. 그것 만이 당신이 연인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다.


 이 말을 명심하자.


 “연인에게 차이고 싶은 당신, 머리로는 비난하나 마음으로는 이해하는 그런 슬프고 아픈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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