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_ 이별공감5
서랍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예전 그녀의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유난히도 그녀는 편지를 좋아했고
유난히도 그녀는 편지를 자주 써줬습니다.
편지 속 우리는 평생 사랑을 할 것 같았습니다.
편지 속 우리는 이별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헤어졌을까요.
잠시 후 하나의 편지를 더 발견했습니다.
이별의 그날 그녀가 제게 썼던 편지입니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도 제게 편지로 마음을 전했습니다.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
우리가 서로를 아프게 했던 기억
우리가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단 사실이 적혀있었습니다.
지금 그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요?
지금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지금 그녀는 그날의 이별을 후회하지 않을까요?
문자 한통이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던, 그런 날들이 있었습니다.
전화 한통이면 함께 웃을 수 있었던, 그런 날들이 있었습니다.
주말이 되면 당연히 볼 수 있었던, 그런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랬던 우리가
이제는 이렇게 우연한 서랍정리로만 서로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오늘 이 편지를 다시 서랍에 넣으면
언제쯤 다시 이 편지를 보게 될까요?
매우 오래 걸릴 거란 걸 알면서도
보이지 않는 서랍 안쪽에 다시 편지를 넣어둡니다.
보이는 곳에 둘 수도 없고, 차마 버리지도 못하는
그런, 그냥 그런, 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