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_ 초라한 당신을 구제하자42
필자가 지금껏 다룬 수많은 주제들이 그렇듯, 이 또한 매우 많은 논란이 오고가는 난제이다. 이별의 순간, 서로에게 나름 좋은 사람이었다는 기억을 남기기 위해 연인들은 헤어지고도 좋은 친구로 남자는 ‘망언’을 종종 내뱉곤 한다.
그렇다면 과연 헤어진 연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친구사이가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고? 당신과 전 연인은 마음은 물론 이미 ‘몸’을 나눈 사이이기 때문이다. 한 번 몸을 나눈 사이는 절대 ‘순수’한 친구사이가 될 수 없다.
당신의 여(남)자 사람친구, 초, 중, 고등학교 동창, 대학동기, 직장동료와 어느 날 실수 또는 고의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과연 그 사람을 앞으로도 아무렇지도 않게 마주할 수 있겠는가? 시대가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전형적인 한국인 감성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이렇듯 한 번 몸을 나눈 사이는 무의식중에 서로에게 깊은 각인이 되고, 서로가 아무리 친구사이임을 강조해도 절대 이성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과거의 슬펐던 기억도, 반면에 좋았던 기억도 가지고 있는, 그렇기에 미묘하고도 무서운 그 둘의 사이는 조금만 불씨가 튀어도 바로 뜨거워질 것이다.
물론 이 주제에서도 예외의 상황이 존재한다. 헤어진 연인과 몸을 나눈 사이가 아닌 경우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절대 헤어진 연인은 친구사이가 될 수 없다. 몸을 나누지 않은 사이는 만난 시간이 비교적 짧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난 시간이 짧은 사이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결심 때문에 이별을 맞이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이별을 당한 사람은 아직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을 것이다. 양쪽 중 한명이라도 마음이 남아있다면, 그 사이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
이 말을 명심하자.
“당신이 헤어진 연인을 친구로라도 곁에 두고 싶다면, 당신은 아직 그 사람을 잊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