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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하 Mar 05. 2022

2019년 3월

 “미세먼지 비상 저 감 조치 발령, 어린이 노약자 실외활동 자제, 외출 시 마스크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연일 계속해서 날아드는 안전 안내 문자에 짜증이 솟는다.

 언제부턴가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제품이 되었다. 
   “미세먼지가 환기 중에 새어들어 오지 않도록 아파트 창틈에 차량 에어필터를 줄줄이 덧대어 사용한다.” 라는 어느 가장의 눈물겨운 아이디어가 TV에 소개된다. 

  탁한 공기에 마스크를 사용해도 코와 목의 불편감은 여전하다. 불량 마스크를 판매한 업주는 나라를 팔아먹다 들킨 매국노 같은 표정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용서를 구하는 인터뷰 장면도 보였다. 자연스럽게 미세먼지도 초미세먼지라는 격상된 단어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공기도 돈 주고 사는 세상이 올 거 같다.” 

라는 우스개소리가 더 이상 우습지 않는 요상한 세상이다. 

  우리 세대는 공짜로 마시던 물을 돈 주고 사먹는 세상을 몸으로 겪었다. 어쩌면 숨 쉬는 공기마저도 화폐의 가치로 환산되는 세상까지 내 눈으로 보아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쪽빛 하늘이었다.’라는 표현을 박물관 사진 속 에서나 보는 건 아닐지 입안이 씁쓸해진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의 떠다니는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 자동차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보통 미세먼지는 PM10과 PM2.5가 있다. 미세먼지를 이루는 성분은 그 지역의 계절,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황산염, 질산염 등 대기오염 물질이 공기 중 에서 반응하여 형성된 미세먼지가 많은 편이다.  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금속이 포함된 화학물질이 수증기와 결합해 생성된다. 체내 유입  시 미세먼지는 화학물질로 작용한다.”  -NEO지식창고 데이터홍에서 인용-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60%이상이 중국의 영향이라고 한다. 중국에는 우리나라의 60배가 넘는 대략 3천534개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중국 경제 발전의 명암이 드러나는 민낯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 덩어리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우리 정부의 불편한 민낯이기도 하다.

  거울처럼 맑은 물, 눈이 부시게 푸르른 하늘, 가슴 밑바닥까지 들여 마시는 신선한 공기를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연의 순수함이 인간의 교만함에 던지는 메시지들을 귀하게 받아들여야 하겠다.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건 하나도 없다. 마냥 귀한 줄 모르고 함부로 사용한 인간의 이기심이 부른 재앙이다. 그저 눈앞에 닥친 불편함만 토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 어느 것 하나 뚜렷해지지 않는 답답함을 내 눈 앞에서까지 다시 확인해야하는 숨 막히는 불편함을 어찌하리.

  우리나라가 2019년의 3월을 맞이하기까지 이 땅의 재물로 바치어진 수많은 선조들의 피와 눈물을 기억하면서 숨 막히는 잿빛하늘을 다시 바라본다. 새파란 하늘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잠시 미세먼지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꿈꾸며 바라보았을 밝고 맑은 세상을 우리도 바라볼 수 있길 소망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잊지 않길 소망해본다. 

  ‘초미세 먼지 속에서 방독면을 쓰고서 살아갔다.’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기더라도 담담히 그리고 씩씩하게 나의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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