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 집사입니다. 작년에 시작한 찬송가 완창 1기 때 보다 올해 2기 때는 결석을 더 많이 했습니다. 부족한 사람이 간증자로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부끄러운 맘이 앞섭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저에게 행하신 기이한 일을 나누고 싶어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찬송가 완창 반에 등록하게 된 이유는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성경책은 몇 번 읽어보기라도 했습니다. 하지만 찬송가는 수십 년 교회 문턱을 넘으면서도 모르는 곡이 많았습니다. 찬송은 곡조 있는 기도라고 배웠습니다. 구석구석 숨겨진 알지 못한 곡의 서사가 궁금했습니다. 작곡자의 배경과 찬송이 울려 퍼지던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도 궁금했습니다. 또 찬송가에 녹아있는 삶의 언어들이 궁금했습니다. 살면서 무언가에 궁금증을 느낀다는 것은 제게는 꽤 큰 변화입니다.
저는 왼쪽 귀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청력에 이상이 있다는 걸 정확히 안 것은 중학교 체력검사 때였습니다. 두 눈을 감고 체육 선생님이 귀에 초시계를 대면 초침이 들리는 쪽 손을 들면 되는 간단한 검사였습니다. 하지만 전혀 들리지 않아 손을 들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은 부모님과 병원에 가보라고 하셨지만 저는 부모님께 알리지 않았습니다. 별로 착한 딸도 아니었는데 귀가 안 좋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가난한 살림살이에 미리 철이 들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혼자 놀기를 아주 잘합니다.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이 많은 곳은 금방 몸이 지칩니다. 무엇보다 귀가 안 좋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 제가 먼저 사람들과 거리를 두었습니다. 결혼 전 6년을 사귀었는데도 남편은 “청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라고 할 정도로 나름의 연기력도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꼭꼭 숨기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았습니다. 못 듣는 것이 죄도 아닌데 왜 그렇게 숨기려 애쓰며 살았는지 얄팍하고 미련한 자존심이었나 봅니다.
주님을 영접하고 말씀을 들으며 저의 약함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제 귀가 건강했다면 아침에 듣는 새들의 지저귐 소리,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 소리, 귀여운 아이들의 울음소리, 나뭇가지를 어루만지는 바람 소리, 메마른 대지를 노크하는 빗소리,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 같은 스쳐 지나가는 삶의 소리가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을 것 같습니다. 무던히도 숨기려고 애쓰던 저의 약함은 아직은 들을 수 있다는 감사로 변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 말씀과 찬송의 가사에 집중이 되고 은혜가 되었습니다.
아직은 들을 수 있다는 감사가 넘치면서 찬송가가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기가 막힌 웅덩이와 수렁에서도 주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지 궁금했습니다. 막연한 궁금증을 품고 또 몇 해가 지났습니다. 그러던 작년 찬송가 완창 1기 모집 광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의 궁금증과 결이 비슷할 것 같아 “일등은 못 하겠지만 꼴찌라도 붙어 있어 보자.”라는 각오로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사람의 삶이 궁금해서 찬송 완창을 시작했는데 문득 지금 기가 막힌 현실에서 찬양을 드리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지금 제 현실은 남편의 투자 실패로 머리에 꽃이라도 꽂고 돌아다니고 싶었습니다. 입술에서는 불평불만이 빗물처럼 쏟아져야 하는데 매일 하는 찬송 완창 숙제로 집안 가득 찬양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찬송으로 제 입술을 지켜주고 계셨습니다. 주님은 제 연약한 귀에 다정하게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은하야! 네가 궁금해하는 믿음의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나를 찬송하며 고난의 신비한 강을 건넜단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지극히 작은 저의 입술도 지켜주시는 우리 주님에게 어떻게 두 손 들고 찬양을 안 드릴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선하신 우리 주님의 위로하심으로 찬송 완창 1기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찬송 완창으로 어떻게 찬송의 깊이를 알게 될 것이라고 감히 생각했는지 저의 교만함을 회개하며 2기도 신청하였습니다. 그런데 2기 때는 135 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간증자로 인도하심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들풀 같은 이 인생에게 행하신 기이한 일을 여러분과 나누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일 것 같아 순종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광야의 어느 귀퉁이를 열심히 헤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끌어주신 주님의 구름 기둥과 불기둥을 의지하며 절뚝거리는 발걸음을 옮깁니다. 3기 찬송가 완창도 성도님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이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의 삶이 주님께 영광이 되고 찬송이 되길 기도합니다.
모든 영광 주님께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