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2학기의 대학생, 불면증이 생겼다> - 3번째 이야기
불안한 마음은 정신을 끓이고 식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의 온도를 올리고 내린다.
다가올 내일에 대한 부담감과, 오늘도 딱히 해낸 것이 없다는 초조함에 말이다.
여전히 잠이 안 오던 새벽,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감정은 설탕과 같더라.
감정에 열이 오르면 끈적이며 흘러 흔적을 남기고, 열이 내려 차가워지면 까슬하게 메마르게 된다. 게다가 가장 날카로운 감정은 한없이 뜨거웠다가 식어버린 것으로 상처를 내곤 한다. 달콤함을 느끼려 입 안에 한참을 굴려도 어느새 온통 베여서 비릿할 뿐이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용도에 맞는 감정의 온도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우리는 한 번씩 열이 잔뜩 올랐다가 차갑게 식은 뾰족한 감정으로, 남의 불행을 바라곤 한다. 정작 그 온도에 화상을 입고 상처가 나는 것은 자신이지만 말이다. 나는 4학년 2학기가 되면서, 어느새부턴가 좋은 결과를 자랑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열등감으로 그들의 불행을 바라게 되는 일이 생기곤 했다. 참으로 솔직하고도 못된 심보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나는 그 자리에 서지 못 한 이유를 정당화시키려 했던 어린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양심에 손을 얹고 답해보라. 누군가에게라도 작은 열등감을 가져 미운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는지 말이다. 타고난 외모가 출중한 사람, 집안이 잘 살아서 돈 걱정 없는 사람,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마음속으로 투정 부린 적이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마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때때로 조금은 공평해야 하지 않나? 의구심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나 졸업을 앞둔 취준생들은 더 이상 남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행복한 일상들을 편하게 보지 못하고, 괜히 마음이 갑갑해지고 자신과 비교하게 되는 순간들이 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곤 했다. 행복하고 잘 나온 순간들로만 꾸며진 SNS에 어느 정도 선을 두었고,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의 노력과 운의 가치를 인정하려 노력했다. 그들도 아주 사소한 도전이나 시도를 통해서 무엇을 얻었을 것이고,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있다는 것. 내가 그들을 부러워하는 만큼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할 요소가 있다는 것.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는 것이고, 단순히 부러워하거나 시기질투 하는 감정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나는 이와 같은 것들을 찬찬히 생각하면서 하루에 한 번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예를 들어, 오늘 나를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약속을 가기 위해 나왔는데 날씨가 좋아서 감사했다. 힘든 일이 있었는데, 집에 와서는 따뜻한 물에 씻고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잠들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와 같이 매일 직면하는 오늘 하루는 말도 안 되게 다양하겠지만, 결국 내가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스스로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묻기보단, 오늘의 좋은 점은 뭐였는지 물어보자.
결국 인생은 사소한 것들이 모여 사람을 충만하고 따뜻하게 만드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