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씨앗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합니다.
가족과, 친구와, 직장 동료와, 또는 SNS에 글을 쓰면서도 우리는 ‘말’을 계속 만들어내며 살아갑니다. 그만큼 ‘말’은 삶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때로는 칼보다 날카롭고, 어떤 때는 약보다도 따뜻한 힘을 가집니다.
불교에서의 네 번째 계율은 불망어(不妄語), 즉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계율은 단순히 “거짓말은 나쁘다”는 도덕적 당위를 넘어서, 말이 지닌 업의 무게와 파장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말할 때, 그 말은 단지 소리가 아닙니다. 말에는 우리의 마음이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그 말은 진실한가?”,
“그 말은 이익이 되는가?”,
“그 말은 상대에게 따뜻한가?”
이 세 가지 질문은 우리가 입을 열기 전에 한 번쯤 떠올려야 할 불교적 ‘말 수행’의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기분 좋게 해 주려고 거짓말을 할 때, 우리는 의도를 좋게 생각하지만 그 말이 결국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거짓말은 순간을 모면하게 할지 몰라도, 관계의 뿌리와 나 자신을 병들게 합니다.
불교에서는 ‘묵언 수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정 기간 말을 하지 않고 침묵 속에서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수행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입을 다무는 행위가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말 중에 정말로 필요한 말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불필요한 말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실천입니다.
말을 줄이면 마음이 맑아지고, 침묵 속에서 지혜가 생긴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불망어’는 단지 거짓을 말하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팔정도(八正道)’ 중에서도 정어(正語), 즉 바른말을 중요하게 가르치셨습니다.
정어란 무엇일까요?
거짓말하지 않기,
이간질하는 말 하지 않기,
험담과 비방을 하지 않기,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기,
그리고 부드럽고 자비로운 말, 진실되고 이익되는 말만 하기가 바로 정어입니다.
말은 내면을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우리가 맑은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 말도 저절로 향기롭게 피어날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질문합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했던 말 중에서 마음에 남아 있는 말이 있나요?
혹시 그 말이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혹은 따뜻하게 위로했는지 돌아보세요.
그리고 내일은 조금 더 다짐해 보세요.
“나는 오늘 바른말을 하겠다.”
“나는 진실하고 자비로운 말만 하겠다.”
이 작고 단순한 다짐 하나가, 당신의 인생과 주위 사람들의 삶을 더 깊고 아름답게 바꿀 수 있습니다.
계율은 외부의 강제가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아끼는 지혜의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