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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인연_1 15화

인연은 선택일까, 운명일까

03 선택하지 않은 인연의 가능성

by 현루

인연의 세계는 우리가 명확하게 선택하여 맺는 관계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고, 아직 만나지 못했거나 선택하지 않은 수많은 인연들이 존재합니다.

‘선택하지 않은 인연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는 그처럼 우리가 닿지 못한, 혹은 외면한 인연들이 품고 있는 의미와 가능성을 탐구하는 깊은 사유의 장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그 과정에는 분명한 선택이 개입합니다.

그러나 그 선택의 이면에는 수많은 잠재적 인연들이 배제되거나 보류됩니다.

이는 단지 우연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세계에 대한 태도, 그리고 내면의 가치관이 투영된 결과입니다.

선택하지 않은 인연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의 영역이며, 때로는 우리 삶의 의미를 더 넓게 확장하는 중요한 힘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선택하지 않은 인연의 존재는 우리에게 ‘놓친 기회’ 이상의 사유를 요구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후회나 아쉬움이 아니라, 우리 존재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불확실성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인연이란 필연과 우연이 교차하는 복잡한 관계망이며,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길 역시 그 관계망의 일부로서 존재합니다.

따라서 선택하지 않은 인연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선택하지 않은 인연들은 우리가 미래에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중요한 성찰의 재료가 됩니다.

그 인연들이 ‘만약’이라는 가정 속에서 펼쳐지는 삶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상적 인연들은 우리로 하여금 현재의 선택과 삶의 방향을 재검토하게 만들고, 더 나은 관계를 맺기 위한 지혜를 모색하게 합니다.

철학적으로 볼 때, 선택하지 않은 인연의 가능성은 ‘부재의 존재론’을 드러냅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도 우리의 현실과 경험에 깊게 스며들어 있으며, 그 부재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부재는 현재의 인연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고, 우리 삶에 균형과 깊이를 부여합니다.

한편, 선택하지 않은 인연들에 대한 인식은 우리에게 겸손과 수용의 태도를 가르칩니다.

모든 인연을 다 경험할 수 없고, 모든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한계 앞에서, 우리는 불완전함을 인정하며 현재의 인연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한계는 우리 존재의 근본적인 조건이며, 그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가 싹틉니다.

마지막으로, 선택하지 않은 인연의 가능성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만남과 관계의 문을 열어두라는 삶의 격려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인연들이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거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은 인연의 유연성과 무한함을 경험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선택하지 않은 인연의 가능성’은 우리에게 인연의 다층적 의미와 삶의 무한한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사유의 깊은 공간입니다.

이 글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지나쳐왔던 수많은 인연들의 숨은 의미와 미래의 만남에 대한 열린 마음을 다시 한번 성찰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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