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 )
감사는 훈련이 아닙니다.
억지로 마음을 다잡으며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순한 기도입니다.
어떤 날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어떤 날에는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한 것이 기적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낮추면,
삶의 구석구석에 작고 고운 선물들이 놓여 있습니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
아침마다 울리는 알람,
누군가의 “오늘은 좀 어때요?”라는 말 한마디.
이 모든 것이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이유가 됩니다.
감사하지 못하는 마음은 결핍에서 비롯됩니다.
‘나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눈앞의 풍요를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감사는, 지금 가진 것으로 충분하다고 속삭입니다.
감사를 배우려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멈춰 서서 ‘지금’에 귀를 기울이면 됩니다.
새벽 공기의 서늘함,
커피 향이 피어오르는 부엌,
누군가의 웃음소리,
이 모든 것이 삶이 우리에게 주는 기도입니다.
그 기도는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집니다.
고개를 살짝 숙이는 순간,
우리는 이미 그 속에 머물고 있는 것입니다.
하루의 끝에서,
감사할 일을 세어보는 습관은 마음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상실 속에서도 빛을 보고,
슬픔 속에서도 배움을 찾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현실을 바꾸지 않아도
그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줍니다.
오늘 하루를 견뎌낸 당신,
그 자체로 이미 감사의 이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