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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by 현루


소란을 지나니


비로소 들리는


내 마음의 목소리



세상은 늘 소란스럽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발자국 소리, 끝없이 이어지는 말들, 멈추지 않는 걱정과 생각들.


그 속에서 내 마음의 목소리는 늘 묻혀 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나는 쉽게 길을 잃고, 다른 이의 시선에 나를 맞추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잠시 소란을 지나 조용히 머물러 보면, 그제야 들려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크고 화려한 소리는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내 안에서 끊임없이 흘러온 목소리입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어.

나는 여기에 있고 싶어.”


그 목소리는 늘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음의 소리를 듣는 일은 때로는 낯설고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내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길잡이가 됩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수많은 목소리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내 안에서 일렁이는 작고 솔직한 속삭임입니다.

소란을 지나온 지금, 나는 알게 됩니다.


가장 오래 나를 지켜준 목소리는 언제나 내 마음의 것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나는
나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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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