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불성, 내 안의 거인

평범한 직장인이 부처로 산다는 것

by 현루

우리는 흔히 '부처'라고 하면 화려한 금빛 좌상에 앉아 있거나, 구름 위를 거니는 신비로운 존재를 떠올린다.

수행은 깊은 산속 폭포 아래에서나 하는 것이고, 깨달음은 특별한 선택을 받은 이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화엄경(華嚴經)》의 사자후는 단호하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이미 완성된 지혜와 자비의 결정체인 '불성(佛性)'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에서는 이를 이렇게 묘사한다.

"기이하고 기이하구나, 모든 중생이 여래의 지혜와 덕상을 갖추고 있건만, 전도된 생각과 집착 때문에 이를 깨닫지 못하는구나."

즉, 우리가 부처가 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밖에서 채워 넣을 필요는 없다.

단지 내 안의 거인을 가리고 있는 먼지만을 닦아내면 될 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가르침은 매우 실천적인 전략이 된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 성과를 향한 압박, 가장으로서의 무게에 짓눌려 살다 보면 스스로를 한낱 부품이나 도구로 여기기 쉽다.

"나는 그저 월급을 받기 위해 버티는 존재일 뿐"이라는 비하가 마음을 갉아먹는다.

하지만 화엄(華嚴)의 시선으로 보면, 서류 뭉치를 든 당신의 손이 곧 부처의 손이며, 부하 직원을 격려하는 그 한마디가 곧 사자의 포효다.


불성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