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유혹과 사흘간의 깨달음
산 깊고 물 맑은 어느 천년고찰 ㅇㅇ寺.
그곳의 선방(禪房)에서 한 철을 나기로 결심했을 때, 내 마음은 오로지 푸른 서슬 같은 수행의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깨우고, 법당의 굵은 기둥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이 마치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정갈하게 내려앉는 곳. 그 고요한 풍경 속에 나를 던져두는 것만으로도 이미 깨달음의 절반은 얻은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단순히 여행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번뇌를 뿌리 뽑겠다는 서슬 퍼런 수행자로서의 다짐이었다.
겨울, 동안거(冬安居)가 시작되었다. 음력 10월 16일부터 이듬해 정월 보름까지, 외부와의 인연을 일절 끊고 오직 참선과 예불로만 하루를 채우는 이 수행의 기간은 내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질서를 가지고 있었다.
공양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50분 참선과 10분 휴식의 무한 반복이었다.
무릎은 끊어질 듯 아파오고, 졸음은 시시때때로 나를 시험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행자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몸은 고달팠으나 마음은 칼날처럼 예리해지는 시간이었다.
안거가 끝나갈 무렵, 일주일 동안 잠을 한숨도 자지 않고 정진하는 ‘용맹정진’이 시작되었다.
촛불 하나에 의지해 밤을 지새우며 찰나의 순간조차 놓치지 않으려 애쓰던 그 시간들.
육체는 극한에 다다랐지만, 역설적이게도 마음은 투명할 정도로 맑아지는 기묘한 경험을 했다.
드디어 안거가 해제되었을 때, 나는 이 절의 풍경이 주는 여운을 조금 더 느끼고 싶어 개인적으로 일주일을 더 머물기로 했다.
산과 계곡, 그리고 법당의 기운을 온전히 내 안으로 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찾아왔다.
선방에서 함께 수행하던 스님 한 분이 내게 다가와 근처의 명승지를 안내해 주겠노라 제안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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