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현루
요즘 자꾸 발끝이 그대 쪽으로 기울어요
‘다가서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 한가운데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자라나고 있어요.
그대는 아직 모르겠죠.
내가 멀리서도 자꾸 눈길을 머무는 것,
스치듯 지나칠 때마다 숨을 한 번 더 고르는 것,
말하고 싶은 문장들이 목까지 차올랐다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듯 다시 내려앉는 것.
하지만 이건 혼자서 할 거예요.
혼자서만 다가설 거예요.
가까워지는 만큼 더 조심스럽게,
더 천천히,
내 마음이 먼저 다가가서
그대 곁에 살짝 머무는 연습을 할 거예요.
눈이 마주치면
이번엔 살짝 미소 지어볼까 해요.
지나칠 때
고개 숙이지 않고
한 번쯤은 제대로 마주 볼까 해요.
말은 안 해도 돼요.
그냥...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조용히 보여주고 싶을 뿐.
서툴러서가 아니라
너무 소중해서,
이 처음의 떨림을
함부로 흩뜨리고 싶지 않아서
혼자서만 키우고 있어요.
알아도 돼요. 알아채도 돼요.
하지만 아는 척은 하지 말아 줘요.
모르는 척해줘요.
내가 다가서는 이 마음이
아직은 혼자만의 비밀이길 바라니까.
한 번도 제대로 다가선 적 없는 마음인데
이렇게 조금씩, 한 걸음씩
그대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게
‘짝사랑을 시작하는’ 거라면
오늘은
조금 더 용기가 생겨요.
혼자서도
이 가슴이
이렇게 따뜻하게,
조용히 물들어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