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by 현루



짝사랑

현루



요즘 자꾸 발끝이 그대 쪽으로 기울어요
‘다가서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 한가운데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자라나고 있어요.
그대는 아직 모르겠죠.
내가 멀리서도 자꾸 눈길을 머무는 것,
스치듯 지나칠 때마다 숨을 한 번 더 고르는 것,
말하고 싶은 문장들이 목까지 차올랐다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듯 다시 내려앉는 것.
하지만 이건 혼자서 할 거예요.
혼자서만 다가설 거예요.
가까워지는 만큼 더 조심스럽게,
더 천천히,


내 마음이 먼저 다가가서
그대 곁에 살짝 머무는 연습을 할 거예요.
눈이 마주치면
이번엔 살짝 미소 지어볼까 해요.


지나칠 때
고개 숙이지 않고
한 번쯤은 제대로 마주 볼까 해요.
말은 안 해도 돼요.
그냥...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조용히 보여주고 싶을 뿐.


서툴러서가 아니라
너무 소중해서,
이 처음의 떨림을
함부로 흩뜨리고 싶지 않아서
혼자서만 키우고 있어요.


알아도 돼요. 알아채도 돼요.
하지만 아는 척은 하지 말아 줘요.
모르는 척해줘요.


내가 다가서는 이 마음이
아직은 혼자만의 비밀이길 바라니까.
한 번도 제대로 다가선 적 없는 마음인데
이렇게 조금씩, 한 걸음씩
그대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게
‘짝사랑을 시작하는’ 거라면
오늘은
조금 더 용기가 생겨요.


혼자서도
이 가슴이
이렇게 따뜻하게,
조용히 물들어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