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마음의 비빔밥

by 현루

마음의 비빔밥


​소담이와 몽실이는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서 점심 공양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소담이는 커다란 양푼에 갖가지 산나물을 가득 담았죠.
​몽실이가 코를 킁킁거리며 물었어요.


소담아, 왜 나물들을 다 따로 안 먹고 한데 섞어서 비벼요? 그러면 원래 맛이 없어지지 않아요?”


​소담이는 숟가락으로 나물을 슥슥 비비며 웃으며 대답했어요.


몽실아, 이 비빔밥을 한번 봐.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가 다 자기 모양이랑 맛이 다르지만, 이렇게 한데 어우러지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있는 비빔밥이 되잖아.”


​몽실이는 코를 갸우뚱하며 다시 물었어요.


그럼 우리 마음도 비빔밥 같아요?”


​소담이는 비빔밥 한 숟가락을 몽실이 코앞에 보여주며 말했어요.


“응, 맞아. 우리 마음속에도 슬픈 마음, 기쁜 마음, 화난 마음이 다 섞여 있어. 어떤 날은 화난 나물이 너무 많아서 맵기도 하지만, 그걸 잘 달래서 섞어주면 결국 ‘나’라는 맛있는 사람이 되는 거야. 하나라도 없으면 허전한 법이거든.”


​몽실이는 코로 양푼을 톡 치며 장난스럽게 웃었어요.


그럼 내 마음속에 있는 ‘장난꾸러기 나물’도 꼭 필요한 거네요?”


​소담이는 몽실이의 큼지막한 귀를 살짝 당기며 익살스럽게 대답했어요.


그럼! 그 장난꾸러기 나물이 있어야 우리 하루가 이렇게 고소하고 재밌지. 서로 다른 마음들이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어우러지는 것, 그게 바로 진짜 화합이야.”


​소담이가 몽실이의 코에 고추장을 살짝 묻히자, 몽실이는 재채기를 하며 소담이를 간지럽혔어요. 두 친구의 웃음소리가 비빔밥의 고소한 참기름 냄새처럼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갔답니다.


소담이가 몽실이에게


"서로 다른 맛이 섞여야 비로소 깊은 맛이 나는 비빔밥처럼, 네 안의 여러 마음도 모두 소중한 재료란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잘 보듬어줄 때, 너만의 아름다운 조화가 시작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