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른손으로 시를 씁니다

스며들고, 젖어들다

by 현루

어느 날 문득
너는 내 안에 들어와 있었다
새벽안개처럼 조용히,
촉촉한 봄비처럼 서늘하게

눈부신 날도, 흐린 날도
모두 네 얼굴로 시작되었다
너의 부재조차
하루의 한 귀퉁이를 따뜻하게 적셨다

잊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너를 생각하고 있었고
너는 내가 말하지 않은 문장마다
숨어 있었다

스며드는 건 소리 없이 오는 것
젖어드는 건 말없이 남는 것

네가 내게 와서 머물렀던 방식은
바람의 뒷모습 같고
젖은 나뭇결을 쓰다듬는 손끝 같아
나는 너를 기억하는 법을
몸으로 먼저 익혔다

지나간 계절은 다 너였다
네가 머물던 그 모든 시간들이
내 오늘을 천천히 적신다

내 안의 고요한 호수에도
아직 너의 그림자가 떠 있다
지우려 하지 마라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익숙해질 뿐이다

너는 그렇게
스며들고
젖어 들어
결국
내가 되었다


알립니다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하면서 브런치 북의

이해도가 낮아서 요일 분배를 잘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른손으로 시를 씁니다"를

종료하게 됩니다. 양해 바라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