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백팩
아무튼 백팩을 메고 도쿄로 떠났다.
세상에.
공항에서 캐리어를 찾지 않고 훌렁 나오는 기분은
왜인지 승리감마저 느끼게 했다.
하지만 여기서 첫 번째 난관을 만난다.
백팩을 멨다고 해서
공항을 그냥 빠져나올 순 없는 것이었다.
공항 보안요원이 생각보다 묵직해 보이는 백팩을 보더니
안을 들여다 봐도 되냐고 물었고
승리감에 취한 나는 아주 흔쾌히 오케 오케! 를 외쳤다.
그는 웃으며 나의 가방을 열었고,
모두의 가방과 캐리어를 만진 장갑을 낀 손으로
가방 속을 뒤적뒤적
파우치를 뒤적뒤적
옷 사이를 뒤적뒤적
아... 아.......
이것은 승리가 아니다... 대패... 나의 대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