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의 교감
사람들은 묻는다.
왜 그 먼 야쿠시마 섬까지 가느냐고.
비가 그렇게 자주 오는 섬에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굳이 그 길을 택하느냐고.
그럴 때면 나는 잠시 웃는다.
그리고 조용히, 이렇게 답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으러 간다고.”
그곳엔 수천 년을 살아온 나무들이 있다.
말없이 모든 것을 견뎌낸
노목(老木)의 숨결이 스며 있는 숲.
비는 멈추지 않고 내리지만,
그 비조차도 축복처럼 느껴지는 곳.
흙내음 짙은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삶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문득 깨닫게 된다.
그때마다 나는 멈춰 서서 숨을 들이쉬고,
지금 이 순간의 고요를 온몸으로 껴안는다.
야쿠시마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나에게 준다.
잊고 지냈던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따스한 감각.
그리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
그래서 나는 간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기 위해,
그 섬이 내 마음 깊숙이 내미는
그 조용한 위로를 만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