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제46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중급 복기

by 김과영



[전날] :

「[Web발신]

[한국사]마스크 미착용 및 37.5도이상 고

열시 응시불가 08:30분부터 발열체크,응

시자외 출입불가 」


[6시 전] : 잠에서 깼다. 물 마시고 의자에 앉았다. 다이어리를 적었다.


[6시] : 어제 못다 한 최종 정리를 했다.


[7시 반] : 식사


[8시] : 슬슬 씻었다. 옷 입고, 머리를 만졌다. 마지막으로 준비물을 확인했다. 수험표, 신분증, 컴퓨터용 사인펜, 일회용 마스크… 좋아. 행여 내 비염을 코로나로 오인할까 칙칙이도 챙겼다. 마지막으로 교통카드. 가방에는 최태성 선생님 당일치기와 노트를 넣었다.


[8시 37분] :

「[Web발신]

[한국사시험] 마스크 미착용시 응시 불가,

여분 지급 없음 」


‘수능이나 임용 전에 코로나 왔으면 최악이었겠다’

‘마스크 없으면 응시 못 한다… 안 가져오는 사람 꼭 있을 텐데’

‘수능 때 그랬으면 미담도 나오고 그랬을 거야’


‘마스크 안 가져온 수험생 위해 자기 마스크 건넨 A씨… 세상에 훈훈한 감동 전해…’



[9시] : 집을 나섰다. 오늘 바깥 날씨는 0°C. 바지 안에 히트텍을 입었다. 아, 이시국 전에 산 거다. 대왕중학교 앞에서 내렸다. 여기 다니는 학생들은 크게 될 거다. 정거장을 지나치는 동안 마스크 쓴 젊은이들이 탔다. 직감적으로 같은 행선지임을 알 수 있었다. 내 뒤에 앉은 남자 둘은 한국사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나는 버스 뒷문 바로 앞에 앉아 필기를 보고 있었다. 눈이 감겨왔다. 눈을 감았다. 노트를 들고만 있는 채로, 버스 안에 내리쬐는 햇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명상 명상 명상… 눈을 살포시 떴다. 노트 표지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근현대사 오답노트」이 노트는 내가 수험생활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반증이다. 다시 말해, 이 노트는 수년 전에 쓰지 못했던 노트의 재활용이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9시 40분] : 응시장에 도착했다. 학교 앞으로 몰려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행렬에 당황하셨는지, 횡단보도 건너편 아저씨가 이쪽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셨다. 학교 현관문에 수험번호별로 시험치를 반을 안내하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두 분의 감독관께서 온도계로 발열을 체크하고 있었다.


“중국 다녀온 적 있어요?”


“네?”


“중국요”


“아니요!”



[9시 50분] : 안내방송이 나온다. 시험장 근처에 있는 사람 재깍 다 튀어와라.


[9시 55분] : 아직도 안 들어왔냐. 들어오라고.


[10시] : OT 시작. 마스크로 가렸어도 잘생겨 보이는 남선생님이 시험 서순을 읽으셨다.


부정행위를 하면 안 되고...

핸드폰 필히 꺼둘 것...

OMR 마킹의 정석...

수험표랑 신분증 책상 위에 올려주세요...


[10시 10분] : 책상 위에 있는 거 다 넣으세요.


[10시 15분] : OMR 용지 받고 이름, 수험번호 적는다. 수험번호에 맞게 마킹한다. 시험지 받는다. 시험지에도 성명과 수험번호를 쓴다. 시험 시작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는다. 첫 페이지가 비치기 때문에, 문제를 봐준다. 4문제 순삭으로 풀어준다.


급한 추가 안내 방송이 나왔다.


"시험이 끝난 응시자 여러분들은… 문제를 모두 푸는 대로 퇴실하셔도 좋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오늘만 특별히 적용하겠습니다"



[10시 20분] : 시험 시작.



1번 문제. 비파형이면 청동기제~ ③반달 돌칼


2번 문제. 단군. ④범금 8조~


3번 문제. 읍군·삼로 그거 삼한 아님? 엥 특산물이 있으면 동예자너. 헷갈리네. 별표.


4번 문제. 소수림왕 ①율령~


다음 페이지. 5번. 훗, 페이지 넘기는 소리를 내는 건 내가 처음인가…. 느려. 「신라군이 백제군과 함께」 그거 진흥왕 통수자너 ⑤성왕 관산성 전투 전사. RIP 성왕.


6. 불상 문제네. 이불병좌상이겠지? 어 아니네. 고구려 불상? 뭐지? ②, ③, ⑤ 아님. 별표 ☆


7. 김수로. 가야~ ②낙랑 왜 철 수출


8. 이 국가 발해~ ⑤주자감? 처음 들어본다. 근데 답 같애. 찍어~


9. (가) 백강 전투, (나) 매소성 싸움 사이 ⑤검모잠~


10. 진성 여왕 ②당 유학 6두품~


11. 고려 건국 얘긴데. 그럼


②궁예가 철원으로 천도하였다.

⑤왕건이 고창 전투에서 승리하였다.


중에 뭐지? 신라랑 싸우는 게 고창 전투인가 보다. ⑤~


12. 최승로 시무 28조. ② 12목~


13. 고려 경제~ ①전시과~


14. 고려 중앙 정치기구. 군사 기밀 담당, 왕명 출납? 어사대인가? 보기에 없는데. 아 어렵네. ☆


15. 망이 망소이~ ③만적이제~


16. 고려 전기 대외 관계. ⑤서희 외교 담판이제~


17. 고려 (가)의 대몽 항쟁. 삼별초제~

④ 최씨 무신 정권의 군사적 기반이었다.


18. 최무선~ 고려 말이제~ ②(나)


19. 세조 때 시작해 서종 때 완성~ ②경국대전이제~


20. 거중기는 ③약용 행님 때제~


21. 위훈 삭제. 조광조제~ ④현량과 실시를 건의하였다.


22. 「일본 교토의 귀무덤으로, 코무덤이라고도 불립니다」 … 하 일본 죽이고 싶다. 이딴 게 교토에 있었어? ②곽재우가 의병장으로 활약하였다.


23. 안용복 님~ ①독도제~ 독도가 답인 것답게 ①번 준 것 봐. 역시 출제자님 클라스.


24. 예송 논쟁~ 다음은 ④환국이제


25. 광해군~ ③동의보감이제~


26. 조선 후기 ①변발 호복 말도 안돼제~


27. 하멜이 제주도에 표류했었구나. 북벌은 효종이제. ①두 차례의 나선 정벌에 조총 부대가 파견되었다. 북벌하자고 만든 군대로 러시아를 치러가다니… 비극이네.


28. 「(가)은/는 과인이 내리려는 상을 사양하고, 천한 신분에서 벗어나는 것조차 원치 않았다. 다만 금강산을 보고 싶다 하니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라.」 오 뭐야. 생소해.


①논개 ②김만덕 ③황진이

④신사임당 ⑤허난설헌


일단. 신사임당, 허난설헌 양반이라 아니고. 논개는 임진왜란에서 적장이랑 사망했고. 황진이? 내 기억엔 김만덕이 【대감댁 만 리 밖까지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건 백퍼 ②김만덕이제~


29. 조선 시대 최교 교육 기관~ ③성균관이제~ 지금도 서한은 최고제~


30. ①비변사제~


31.(가)갑오개혁이고. (나) 임오군란. (다) 갑신정변이네. ④(나) - (다) - (가)여~


32. 기탁이 형, 베델 형! 광제 형은 처음 보는데. 「나랏빚을 갚자는 노래」면 국채보상운동이제~ ②대한매일신보의 후원을 받았다.


33. ③신미양요가 발발하였다.


34. 「일제는 고종을 강제 퇴위시켰습니다. 그 후에 일어난 사실에 대해 말해 볼까요?」 을사늑약으로 외교권 박탈, 고종 퇴위, 순종 즉위니깐. ③을사늑약이 체결되었어요, 는 원인이고. 정미 7조약으로 대한 제국의 군대가 해산되니깐


35. 「이곳은 서울 효창 공원의 삼의사 묘역입니다. 여기에는 삼의사의 묘 외에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가)의 가묘도 함께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는 광복이 되면 자신의 유해를 고국에 묻어 달라고 유언하였으나, 오늘날까지 찾지 못해 가묘로 남아 있습니다.」


안중근 선생님이시지. 그런데 삼의사 묘라는 것이 있었구나. 안타깝다. 언젠가는 고국에 묻히셔야 할 텐데…



36. 「백암 박은식 선생의 사상과 활동」


「제1강 황성신문 주필 등 언론 활동 전개

제2강 〔 (가) 〕

제3강 대한민국 임시 정부 제2대 대통령 취임과 헌법 개정」


①여유당전서 간행과 조선학 운동 주도

②국혼을 강조한 역사서인 한국통사 저술

③삼균주의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건국 강령 기초

④민중의 직접 혁명을 주장하는 조선 혁명 선언 작성

⑤식민 사학의 정체성론을 반박하는 조선사회경제사 집필

③아니고 ④아니고. ☆. 어렵다.


37.

「1.설립 지역 : 서간도

2.설립 목적 : 독립군 양성

3.이회영, 이동녕, 이상룡 등」


①서전서숙 ②대성 학교 ③배재 학당

④원산 학사 ⑤신흥 무관 학교


…뭐지? ⑤신흥 무관 학교는 신민회고 만주로 알고 있는데. ☆



38. 치안 유지법~ ③형평 운동이제~


39. (가) 순종 인산일 6·10 만세 운동이제~ (나) 광주학생항일운동이제~ 그 사이에 ①신간회가 결성되었제~

40. 내 살림 내 것으로는 ②물산 장려제~


41. 국외 역사 탐방 계획서


1. 주제 : (가)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3. 일정

·1일차 : 김지섭 의사 관련 유적지

▲김지섭 ▲수감되었던 형무소

·2일차 : 이봉창 의사 관련 유적지

▲이봉창 ▲폭탄 투척 의거지


와…. 실제로 일본 사진을 본 건 처음인데. 깁지섭 의사 이름도 처음 들어본다. 일본 ③유학생들이 2·8 독립 선언서를 발표했제~



42. 손병희 선생. 동학이제~ ③개벽, 신여성 발간했제~


43. 장산사 사장 정세권

한글 맞춤법 통일안. 조선어 학회제~ ⑤조선말 큰사전 편찬을 주도하였다. 정세권 씨가 학회에 회관을 기증하기도 했구나. 이런 분이 있어서 조선어 학회가 연구를 열심히 할 수 있었겠군.


44. ⑤황국 신민 서사 암송이제


45. ④우리나라 최초의 보통 선거였다. 이거 태성쌤 당일치기에서 풀었제~


46. 삼청 계획 제5호 추가


「가. 조정 급식 요령: 하루 2끼니분을 3끼니로 나누어 급식

다. 조정 급식 이유

수용 직후 최소 3~5일간 공복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1) 육체적인 반발과 저항력을 감소시키고,

(2) 질서 유지에 필요한 복종심을 키우고,

(3) 본인의 과오에 대한 회개의 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성

공적인 순화 교육에 기여토록 함. 끝. 」


전두환이 수감자를 이런 식으로 굴렸구나. 엄청난 건 알았지만 엄청났네… ⑤(마) 12·12 군사 반란 이후



47. 내각 책임제 허정 과도 정부면 ①4·19 혁명이 일어난 게 배경이제.


48. (가) ㉣부산. 부산에도 원자 폭탄 피해자가 살고 있구나. 처음 알았네. 원폭 피해를 받은 건 일본인만이 아니었군.


49. 「이곳은 옛 치안 본부 남영동 대공분실로, 고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로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이 건물에서 대학생 〔 (가) 〕이/가 물고문 끝에 사망한 사건은 6월 민주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②박종철 열사


50. OECD면 김영삼이제~ ⑤IMF~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OECD를 가입했는데, 외환 위기를 겪었으니 참 아이러니하군.



[10시 35분] : 한 바퀴 돌고, 별표(☆) 친 문제 다시 봤다.



3.

①천군 삼한이라 아니고

②서옥제는 옥저

③이거 같다. 무천. 고구려랑 헷갈렸는데, 고구려는 동맹이잖아.


6,

① 아니면 ④야. 근데 ④는 ⑤랑 너무 닮았어. 분명 ④는 ⑤에 영향 받거나 같은 나라야. 답은 이다.


14,

①사헌부 ②승정원 ③정당성

④중추원 ⑤집사부

사헌부, 승정원은 조선 시대야. 정당성은 발해. 집사부는 신라 같다. 답은 중추원이다.


36,

①여유당전서 간행과 조선학 운동 주도

②국혼을 강조한 역사서인 한국통사 저술

⑤식민 사학의 정체성론을 반박하는 조선사회경제사 집필

여유당전서 간행과 조선학 운동…. 이런 건 강의에서도 들어본 적 없어. 박은식 선생님은 정체성론 반박이 아닌 것 같아. 이름이 다른 느낌이야. ②다. 국호오오온(國五五五魂)!


37.

①서전서숙 ②대성 학교 ③배재 학당

④원산 학사 ⑤신흥 무관 학교

⑤는 아니다. 신민회가 세웠고, 만주다. ②대성 학교도 아니다. 이것도 신민회다. 배재 학당은 고종. ① 아니면 ④다. 과연 무엇일까? 서전서숙은 여자 기숙사 이름 같다. 답은 ④원산 학사다!


청킹에 그림을 그린 모습


[10시 50분] : 마킹했다. 제대로 했는지 한 번 더 확인했다. 집에 가면 시험 복기를 하기 위해 인상적인 문제는 바로 외웠다. 천불, 고창전투, 용인시 삼각 서원, 교토 귀무덤, 정조 금강산, 박은식, 서간도, 김지섭, 정제권, 국보위 삼청 계획 5호, 부산 원폭 피해자, 대공분실 물고문…. 앞글자를 따서 청킹으로 외웠다. 천고용 / 교정박 / 서김정 / 국부대 (사진)



[11시] : 다 외웠다. OMR이랑 시험지 제출하려는데 시험지는 가져가도 된다고 한다. 괜히 외웠다. 그래도 청킹할 때 그림도 그리면 더 잘 외워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땡큐 오늘의 경험아, 다음에도 요긴하게 써먹으마.


교문을 나섰다. 시험을 봤나 안 봤나 싶다. 이렇게 일찍 끝나는 시험은 처음이다. 교문 앞에는 등교(?)할 때 봤던 아저씨(아마 부장 선생님)가 서 있었다.


“고생하세요!”


“예~”


갑자기 허기를 느끼고는, 가려던 걸음을 멈추었다.


“여기, 근처에 편의점 있나요?”


“편의점, 저기 앞으로 쭉 가다가, 로봇고 더 지나면 나와요”


“(무슨 고?) 멀어요?”


“5분 가야 돼요”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른쪽으로 꺾이는 길이 나올 때까지 걸었다. 거기서 약간 더 걸으니까 무슨 고등학교가 하나 있었다. ‘서울로봇고등학교’ 전광판에 현수막에 난리다. 삼성전자 합격, 어디 대학 합격. 이름만 봐도 대단한 고등학교인 같긴 하다. 국방부에서도 데려가고 말이야. 이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 이과들인가. 멋지군. GS25가 보였다. 김밥 하나를 샀다.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마스크를 살짝 내리고, 한 조각씩 우물거렸다.


“아야!”


그 순간, 나도 놀라고 사장님도 놀라셨다. 눈이 마주쳤다.


“왜… 그래요…?”


사장님이 물으셨다.


“아야… 깨물었어요…”


기묘한 상황이다.


“마스크를 제대로 안 내려서 그래요”


“내리고 먹어요”


“네에… 그래야겠어요”


김밥 한 줄로 허기를 달랬다. 집에 가서 제대로 먹어야지. 내 뒤에 근처에서 작업하시는 분이셨던지, 형광 조끼를 입고 오셨다. 나는 자리를 내어드리고 인사하고 나왔다.


“안녕히 계세요”


그러자 사장님은 물론, 작업 반장님도 나한테 대꾸를 하셨다.


“네에”


집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따숨소가 있는 데다 의자에 온열선이 있었다. 따뜻하게 기다리는데, 아까 교문 앞에서 보았던 아저씨가 오셨다.


“끝나셨어요?”


“끝났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정부와 감염 당국, 병원 일선에서 모두 힘써 확산을 막아준 덕분에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위험한 시기입니다. 그럼에도 오늘 학교로 나와 봉사해주신 선생님, 감독관님들께도 감사 인사 올립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응시자 여러분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기억에 의존한 복기입니다. 실제 정답과 다를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020년도 제46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중급 복기」 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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