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게 죄는 아니잖아!

긍정을 죽이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by 김결 kimgyoel

생각해 보면, 난 어렸을 적부터 상상을 자주 했다.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에 이입해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상상을 이어나갔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땐 엄마의 구두를 신고 방을 휘젓고 다닌 적도 있고, 가수가 꿈이었을 땐 괜히 혼자 있는 집에서 막춤을 춘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늘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하고 꿈을 꿨던 것 같다.



최근에도 '힘들지만! 나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자주 상상을 한다. 회사를 다니며,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은, '성공해서 이런 거 해야지!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혼자서 그런 상상을 하며 큰 꿈을 더 크게, 아주아주 크게 부풀린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데 꿈꾸는 것 정도야 서비스로 무료 이용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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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최근 들어 이런 나의 상상을 박살 내는 것이 세상에 등장했다. 바로 상대방의 거슬리는 말투다. T의 말투라고 하기엔, 꼭 모든 T가 이렇게 대답하는 건 아닐 듯하여 그냥 두리뭉실하게 '말투'라고 적었다. 이건 아무래도 예시가 필요할 거 같아 아래 간단히 조금 예시를 적어보려고 한다. 예시는 사실이 아니지만, 최대한 하이퍼리얼리즘을 느끼실 수 있도록 최대한 적어보도록 하겠다.



※아래 대화는 예시일 뿐 실제 대화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만 조금은 사실 기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 나 다음 주 내내 PT이야]
- 헐ㅠㅠ힘들겠다. 나도 운동할 수도 있어ㅠㅠ
[난 할 수도 있는 게 아니라 해!]



혹시 어디가 불편한지 느껴졌을까? 또 다른 예시를 적어보겠다.



- 나는 돈 많이 벌면 진짜 세계 여행 가야지!
[난 여행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하 여행을 떠나서 삼겹살이나 먹고 싶다]



좀 이해가 되었으려나, 마지막으로 다른 예시를 적어보겠다.



- 헐 아니 걔 데이트 중에 폰만 보더라 진짜 너무하더라
[아니 그것보다 밥 다 먹고 계산 안 하고 나가려던 게 더 선 넘은 거 아니야?]



[ ] 이 괄호 안에 들어가 있는 말투들이 너무 거슬리기 시작했다. 자꾸만 나의 희망적인 미래를 막아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나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만 같아서 들을수록 '내가 예민한 걸까? 상대방이 무례한 걸까?'를 고민하게 된다.



근데 또 문제는 저게 너무 사소한 긁힘이기에 뭐라고 선을 그어야 할지 애매하다는 거다. 나의 오은영 박사님, 나의 이호선 교수님인 남자친구에게 말했더니 "이제 어느 정도 선을 그어야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생을 참아온 나에게 '넘으세요' 하며 감정 쓰레기통을 자처하던 나에게 '선'을 긋는 건 거의 삼팔선을 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었다.



30대가 되니 염세적인 사람, 매사 부정적인 사람하고는 대화하고 싶지가 않아 진다. 30살이 넘어도, 아직 인생의 절반도 살지 않은 나이인데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이 세상에 비정상이 너무 많다며 비관하는 태도가 이제 점점 지치기 시작했다.



나 역시 매일이 행복하거나, 즐거운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데, 저런 태도를 가진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결국 '왜 살까 저 사람은'이란 질문만 남긴 채 그 대화가 끝맺어진다. 결국 인생은 태어나서 죽는 것인데, 매사 부정적이고 염세적인 시선이라면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 걸까.



이런 얘기를 역시나 나의 오은영 박사님, 이호선 교수님인 남자친구에게 얘기하니, 본인이 10년 전에 딱 이랬다고 한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집에서 혼자 놀기만 했을 때. 말투는 날카로워지고 사람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친구들이 '너 말투가 너무 날카로워'라는 얘기를 듣고 고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상은 혼자 태어났다가 혼자 떠나는 거라지만, 사는 동안엔 평생 혼자일 수 없다는 걸 그 얘기를 듣고 깨달았다. 누구나 인간에게 치여, 상처받아, 역시 이 세상에 믿을 건 나뿐이라며 세상과 단절되고 싶어질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우린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과 스치고, 마주치고, 대화하고, 함께한다.



그렇기에 굳이 나의 에너지를 빨아먹는, 나의 꿈을 막아버리는, 나의 희망을 눌러내리는 사람하고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둬도 괜찮지 않을까. 사랑하기만 해도 바쁜 현대사회에, 굳이 나의 인생까지 깎아내리며, 나의 꿈조차 죽여버리며 살아야 할까. 사는 동안에 행복만 할 순 없어도, 아름다운 세상만 보는 건 아니어도, '희망'까지 잃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아니 그건 모르겠고, 엽떡에 허니콤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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